"우린 류현진(37)이 나가지 않나. 우리 중심 타자들이 우타자인데, 잘 쳐주지 않을까. 안치홍(34) 노시환(24) 채은성(34·이상 한화 이글스)이 잘 쳐줄 거라 생각한다."
한화가 돌아온 에이스 류현진과 함께 기념비적인 개막전을 치른다. 최원호 감독은 중심 타선이 에이스에게 승을 선물하길 기대했다.
한화는 2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2024 KBO리그 정규시즌 개막 원정 경기에서 LG 트윈스와 맞대결을 펼친다.
한화로서는 단순 개막전이 아니다. 지난 2012년을 마지막으로 메이저리그(MLB)로 떠난 류현진의 복귀전이어서다. LG는 류현진이 KBO리그 시절 천적이었던 상대지만, 지난해 통합 우승을 거둔 강팀이기도 하다. 여러모로 흥미를 끄는 매치업이라 팬들의 관심사는 일찌감치 잠실로 쏠렸다.
류현진은 복귀 후 바로 개막전 등판을 준비해왔다. 스프링캠프 합류는 늦었으나 불펜 피칭, 라이브 피칭, 연습경기와 시범경기 등판으로 차근차근 투구 수를 늘리며 몸 상태를 만들었다. 지난 1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시범경기에서 76구를 던진 그는 5일 휴식 후 등판한 잠실야구장에서 정상적으로 모든 투구 수를 소화할 전망이다.
경기 전 최원호 한화 감독은 취재진과 만나 "90구 안쪽 투구하게 할 생각이다. 충분히 빌드업 과정을 거쳤고, 선수도 그 정도가 괜찮다고 말했다. 물론 무조건 갯수대로 가는 건 아니다. 상황에 따라 조금 빨리 내려갈 수도 있다. 정말 많이 던지면 90구에서 마지막 타자 정도 상대하지 않을까"라며 "투구 수를 늘릴지 여부는 투구 후 회복 페이스를 보고 이야기하겠다"고 설명했다.
에이스 매치업이 만만치 않다. 류현진의 상대는 LG가 새로 1선발로 영입한 외국인 투수 디트릭 엔스다. 최 감독은 "엔스가 데이터 상으로는 좌타자한테 조금 약하고, 우타자한테 강하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공교롭게 한화의 주축 타자들이 대부분 우타자다. 3번 타자 안치홍, 4번 타자 노시환, 5번 타자 채은성이 모두 우타자다. 리드 오프 정은원이 좌타자고, 2번 타자 요나단 페라자는 스위치 히터지만 클린업 트리오로서는 엔스를 공략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다.
최원호 감독은 "우리는 류현진이 등판하는 경기지 않나. 우타자들이 중심 타자인데, 잘 쳐주지 않겠나. 그 선수들이 못 치면 (방법이 없다)"며 안치홍, 노시환, 채은성이 잘 쳐줄 거라 생각하고 있다"고 기대했다.
한편 류현진 이후 선발진 운영도 계획대로 순항 중이다. 최근 팀 코리아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스페셜 매치에 등판했던 문동주는 투구 수 조절 문제로 22일 퓨처스(2군)리그 경기에 등판했다. 문동주 외에도 리카르도 산체스, 김민우가 모두 퓨처스리그 등판으로 투구 수를 순차적으로 늘려놨다.
최원호 감독은 "문동주는 어제 잘 던졌다. 70개 목표로 던져 69구를 던졌다. 다음 등판 때는 85구 전후, 90구 이내를 던질 예정이다. 바로 SSG 랜더스와 3차전에 나온다. 산체스도 21일 던졌고, 민우도 20일에 던졌다"고 설명했다.
최 감독은 "문동주의 경우 일본에서는 그라운드 문제, 한국에서는 날씨 문제로 투구 강도 조절을 했다. 팀 코리아 등판에서 갑자기 강도를 높이다 오버 워크를 할까 우려했는데, 다행히 22일 투구 후 별 문제가 없었다고 한다"며 "시즌 초엔 선발진 운영이 어떻게 될지 모르니 멀티 이닝 이상 던질 투수를 준비해 커버할 수 있다. 한승주, 김기중, 이태양 등은 길게는 3이닝까지도 소화할 수 있다. 충분히 변수를 메꿀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