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제라드는 또 한 번 고통받는다. 10년 전 ‘대참사’가 직속 후배인 버질 판 다이크(리버풀) 때문에 또다시 소환됐다.
영국 매체 데일리 스타는 15일(한국시간) “판 다이크가 (10년 전) 제라드가 첼시전에서 미끄러진 장면을 떠올리게 했다”고 조명했다.
판 다이크는 14일 열린 크리스털 팰리스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3라운드 홈 경기에 선발 출전, 이례적으로 큰 실수를 범했다. 그는 팀이 0-1로 뒤진 전반 18분, 팰리스의 역습을 막다가 미끄러졌다.
제라드의 실수와 비슷했다. 판 다이크가 상대 공격수 장필리프 마테타에게 향하는 볼을 차단하기 위해 후방에서 달려 나가다가 순간 미끄러졌다. 마테타는 일대일 찬스에서 골키퍼가 나온 것을 보고 볼을 톡 찍어 찼다. 비교적 느리게 골문으로 들어가는 볼을 리버풀 수비수 앤디 로버트슨이 끝까지 달려가 슬라이딩 태클로 걷어냈다. 판 다이크의 실수로 참사가 일어날 뻔한 것이다.
물론 리버풀은 승부를 뒤집지 못하고 팰리스에 0-1로 졌다. 맨체스터 시티, 아스널과 치열한 우승 경쟁을 벌이고 있는 리버풀은 3위로 추락, 우승 가능성이 작아졌다.
판 다이크의 실수로 또 한 번 언급된 제라드는 2013~14시즌 37라운드에서 첼시를 상대로 후방 빌드업을 하다가 미끄러져 뎀바 바에게 볼을 빼앗겼다. 직후 골을 내줬고, 리그 우승 경쟁을 하던 리버풀은 결국 트로피를 눈앞에서 놓쳤다. 남은 1경기로 순위표를 뒤바꿀 순 없었다.
여전히 자주 언급되는 이 장면은 판 다이크의 실수 하루 전에도 조명됐다. 지난 13일 열린 토트넘과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경기에서 나온 미키 판 더 펜의 실수 때문이었다.
토트넘 센터백인 판 더 펜은 뉴캐슬 공격수들을 막는 과정에서 거듭 미끄러졌고, 실점을 내줬다. 결국 토트넘은 0-4로 패배, 애스턴 빌라와 4위 경쟁에서 밀려났다. 독일 매체 스포르트1은 “지난 시즌 볼프스부르크에서 활약한 판 더 펜은 전반부터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다”면서 “SNS(소셜미디어)에서도 그를 향한 조롱이 이어졌다. 그는 2014년 첼시전에서 미끄러지는 실수로 실점을 허용한 제라드의 실책과 비교되기도 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