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혹한 현실이지만, 결국 자업자득이다. 가수 김호중이 음주 뺑소니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되며 영장실질심사에 나서게 된 가운데, 김호중 측의 영장심사 연기 요청이 기각되면서 24일 콘서트 무대도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23일 법조계,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오전 김호중 변호인이 신청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기일 연기 요청을 기각했다.
당초 서울중앙지법 신영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김호중과 소속사 대표 이광득, 소속사 본부장 전모 씨 등 3명을 상대로 24일 낮 12시 영장실질심사 일정을 확정했다. 이씨는 오전 11시 30분에, 전씨는 오전 11시 45분에 김호중은 정오에 각각 영장 심사에 나서는 일정이다.
김호중 측은 23일부터 양일간 진행되는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 클래식 : 김호중&프리마돈나’오케스트라 공연을 위해 심사 일정을 연기해달라고 요청했다. 전날 공식입장을 통해 경찰 조사 및 재판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뜻을 밝힌 만큼 도주우려가 없음을 호소했으나 법원은 이들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김호중은 낮 12시 영장실질심사에 나서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심사 후에는 법원 혹은 관할 경찰서 유치장에서 심사 결과가 나오기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 같은 날 오후 8시에 열리는 콘서트 출연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영장심사가 오전에 진행된다 해도 보통 당일 밤 혹은 다음날 새벽께 결과가 나온다. 재판장이 여섯시 전에 기각 판결을 내려주면 가능할지 모르나 실무적인 부분 등을 고려했을 때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콘서트는 물리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본다. 간혹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를 받아들여준다면 너무나 이례적인 일이고, 본 적 없는 사례”라고 말했다.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 클래식 : 김호중&프리마돈나’는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2만석 규모 공연으로 세계 4대 오케스트라로 불리는 오스트리아의 빈 필, 독일의 베를린 필, 미국의 뉴욕 필, 네덜란드의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 현역 단원들이 연합해 하나의 팀으로 공연을 펼치는 형식이다.
해당 공연은 23일, 24일 양일 모두 전석 매진된 가운데, 김호중 논란 이후 6천여 석의 취소표가 발생하기도 했으나 김호중 팬덤 아리스는 약 700장의 티켓을 다시 구매하는 등 김호중을 향한 여전한 지지를 표하고 있다.
유명 글로벌 오케스트라 단원들과의 앙상블로 해외에서도 관심을 받은 공연이지만 메인 출연자인 김호중이 공연에 나서지 못하게 되는 사상 초유의 상황을 맞이하게 됐다.
김호중은 지난 9일 오후 11시 50분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반대편 도로의 택시를 충돌하는 사고를 낸 뒤 달아난 혐의 등을 받는다. 그는 줄곧 음주 사실을 부인하다가 열흘 만인 19일 “음주 운전을 했다”고 시인했다.
경찰은 지난 23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 도주치상 등 혐의로 김호중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