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KBO리그 관중은 대폭발 조짐이다. 지난 14일 10구단 체제 사상 첫 '시즌 100경기 매진'을 달성하더니 이튿날 역대 두 번째로 빠른 345경기 만에 시즌 500만 관중을 넘어섰다. 시즌 전체 일정(720경기)의 반도 치르지 않은 상황이라 2017년 달성한 단일 시즌 최다 관중 기록(840만688명)은 무난하게 경신할 것으로 전망한다.
현장에서 주목하는 건 연령과 성별이다. A 구단 관계자는 "20대 여성이 많이 늘었다. 그건 확실하다"며 "구단 유튜브 시청 분포를 봐도 60%가 여성인데 그중에서도 20대 여성이 가장 많다"고 말했다. 한 구단의 경우 올 시즌 구단 애플리케이션과 티켓 사이트 전체 구매 비율의 51.2%가 여자다. 여성의 연령대 중 20대가 21.2%(2위 30대 13%)로 가장 높기도 하다.
강점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한국프로스포츠협회가 지난해 분석한 '종목별 리그 고관여 팬 특성' 자료를 보면 프로야구 관중의 성별 분포는 남성(36.2%)보다 여성(63.8%)이 압도적이다. 고관여 팬은 관심 있는 리그의 지난 시즌 우승팀과 응원 구단의 선수를 모두 알고 유니폼 등을 보유한 말 그대로 '찐팬'이다. 연령별 고관여 팬에선 20대 비중(37.7%)이 가장 높아 '20대 여성 파워'가 간접적으로 드러났다. 그리고 올 시즌, 이 흐름이 가속하는 모양새다.
B 구단 관계자는 "특정 팀을 좋아하는 하드코어 팬보다 야구장을 즐기는 트렌드 문화가 생긴 거 같다"며 "이른바 '뉴비(초보자·입문자)'들이 늘고 있다. 야구에 대해 잘 모르더라도 야구장에서 3시간 정도 즐기면서 사진도 찍고 그걸 소셜미디어(SNS)에 올리는 일련의 과정을 즐기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C 구단 관계자는 "야구장이 젊은 사람들이 사진 찍어서 SNS에 올리기 좋은, 이른바 '핫 플레이스'로 인식되고 있는 게 주효하다"라고 비슷한 얘길 했다.
이른바 '가성비'를 언급하는 관계자도 꽤 있다. 한국프로스포츠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프로야구 관람 시 1인당 평균 소비 비용은 평균 5만5625원이다. 입장권(2만2695원)과 교통비(1만885원) 그리고 식음료비(2만2045원)를 모두 포함한 금액. D 구단 관계자는 "최근 몇 년 동안 야구장 입장권은 사실상 동결이었다. 다른 레저와 비교해 시간 대비 가격으로 보면 부담이 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영화관 3사(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의 티켓값은 평일 기준 1만4000원, 주말엔 1만5000원 수준이다. 영화 관람 시간이 100분 안팎인 것과 달리 야구는 평균 3~4시간 진행된다. 시간당 가격으로 보면 야구가 효율적일 수 있다.
A 구단 관계자는 "20대 여성들이 좋아할 포인트가 야구장에 꽤 있다. 최근 두각을 나타내는 젊은 선수 중 잘생긴 선수가 늘어난 거 같다. 야구장 먹거리나 20대 여성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굿즈(구단 제품)도 많아졌다"며 "구단들이 적극적으로 SNS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것도 크다. TV로 따지면 예능 프로그램 같은 걸 만들어 공유하니 이를 보고 야구장을 찾는 팬의 접근성도 좋아졌다"고 말했다. E 구단 관계자는 "여성 팬이 늘어난 것도 맞는데 전체적으로 팬이 확장한 느낌"이라고 전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지난해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11월 도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을 현장에서 관람한 20대 여성 팬도 적지 않았다. 이처럼 곳곳에서 달라진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 KBO리그가 '20대 여성 훈풍'을 타고 사상 첫 900만을 넘어 1000만 관중을 향해 전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