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내가 큰 웃음소리, 큰 목소리, 시끄러운 성격을 가졌대도. 자기야, 그래도 나를 사랑해 줄 수 있어?’
이영지 표 사랑 고백이 통했다. 170이 넘는 큰 키에 마르지도 않고 갈색 머리도 아니지만, 나를 사랑해 줄 수 있냐고 수줍게 물어보는 이영지에게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있다.
래퍼 겸 가수 이영지는 지난 21일 첫 EP앨범 ‘16 판타지’를 발매했다. 눈치 없지만 그 누구보다 용감했던 16살 그 시절의 낭만이 담긴 앨범이다. 특히 엑소 도경수가 11년만에 피처링한 사실이 알려지며 큰 화제를 모은 타이틀 곡 ‘스몰 걸’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23일 오전 10시 기준 ‘스몰 걸’은 멜론 일간 차트 3위에 올랐다. 에스파, 뉴진스, 아이브, 지코 등 쟁쟁한 경쟁자들 사이에서 발매 이틀 만에 놀라운 성과를 냈다. 뮤직비디오도 화제다.
이영지와 도경수는 아르바이트하며 서로에게 빠져드는 연기를 펼친다. 뮤직비디오 말미, 바닷가를 배경으로 도경수가 볼에 기습 뽀뽀하자 쑥스러워하며 도망치는 이영지는 마치 풋풋한 대학생 커플을 보는 기분이 들게 한다. ‘스몰 걸’ 뮤직비디오는 공개된 지 하루 만에 200만 뷰를 돌파하더니 23일 기준 360만 뷰를 넘어섰다. 또 유튜브 인기 급상승 동영상 및 음악에서 1위를 차지하며 관심을 입증하고 있다.
‘스몰 걸’은 “키가 큰 내가 정말 자랑스럽고 좋지만 연애할 때 언젠가 한 번쯤은 작아 봤으면 어땠을까?”하는 이영지의 귀여운 상상에서 시작된 노래다. 평소 예능 프로그램에서 자존감 높은 성격을 보였던 이영지가 “사실 나도 나의 큰 키가 싫을 때가 있어”라며 고백하는 모습이 진정성 있게 다가온다.
그러나 ‘스몰 걸’은 단순히 외모에 대한 노래가 아니다.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만 작아지는 모든 청춘들에게 “그럴 필요 없다”고 위로해 주는 노래다. 뮤직비디오 중반 이영지는 하늘 위에서 바닥을 내려볼 만큼 키가 커지지만, 도경수가 오직 관심 있는 건 그의 외모가 아닌 약지에 있는 상처인 것처럼 말이다. 이영지가 뮤직비디오 설명란에 ‘모든 형태의 사랑에 존경을’이라고 적은 부분만 보아도 그가 대중에게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알 수 있다.
‘스몰 걸’ 외에도 ‘16’, ‘마이 캣’, ‘ADHD’, ‘텔 미!’ 등 다양한 트랙이 이번 앨범에 담겨있다. 이영지의 담백하면서도 솔직한 감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첫 EP 발매와 동시에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가운데, 이영지는 ‘이영지 2024 월드투어’로 열기를 이어갈 예정이다. 첫 공연은 내달 22일 대만 타이페이 뮤직센터에서 열리며 이영지는 올 한 해 동안 여러 국제도시에서 팬들과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