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원기 키움 히어로즈 감독이 전반기 수훈 선수로 늦깎이 주전 포수 김재현(31)을 꼽았다.
키움은 3일까지 35승 45패, 승률 0.438를 기록하며 10개 구단 중 최하위에 그쳤다. 하지만 지난달 25일 NC 다이노스전부터 6연승을 거두며 승패 차이를 마이너스 10까지 좁혔다. 4일 LG 트윈스전에서 승리하고, 9위 한화 이글스가 대전 KT 위즈전에서 패하면 탈꼴찌로 전반기를 마친다.
올 시즌 순위 경쟁은 보정이 필요하다. 1~4위 사이 승차가 4경기에 불과하고, 5위 SSG 랜더스와 10위 키움은 5경기 차이다. 지난 시즌 전반기 종료 시점 최하위였던 삼성 라이온즈의 승률이 0.388였던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비록 최하위지만, 존재감을 보여준 키움 선수는 매우 많았다. 리그 대표 내야수 김혜성은 한층 향상된 장타력을 보여줬고, 그동안 1군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던 송성문도 3할 4~5푼대 고공비행을 이어갔다. '9억팔' 장재영은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한지 한 달 만에 1군 무대에 섰다. 아리엘 후라도,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 로니 도슨(야수) 세 외국인 선수들 모두 리그 정상급 기량을 보여줬다.
홍원기 감독은 이들 중에서도 김재현을 전반기 최우수선수(MVP)로 꼽았다. 그는 이지영이 SSG 랜더스로 이적하며 공석이 된 주전 포수를 맡았다. 이전까지 100경기 이상 출전한 시즌이 한 번밖에 없었지만, 비로소 자신의 가치를 보여줬다. 시즌 초반에는 주로 외국인 투수들과 호흡을 맞췄고, 키움이 젊은 포수들에게 꾸준히 기회를 주는 기조를 보이는 상황에서도 주전 자리를 지켰다.
홍원기 감독은 "비록 우리가 10위지만, 김재현은 용병 선수 리드를 잘 해냈고, 아직 자리잡지 못한 국내 3~5선발 투수들과도 호흡이 좋았다. 팀 분위기를 올리는데 보이지 않는 몫을 해준 선수다. 아무래도 저연차 젊은 포수들에 비해서는 노하우가 풍부했다"라고 밝혔다. 김재현 476과 3분의 1이닝을 소화했고, 타석에서도 준수한 타율(0.257)을 남겼다. 긴 기다림을 버텨내 비로소 빛을 보고 있다.
홍원기 감독은 비로 최하위까지 떨어졌지만, 패한 경기도 대체로 접전 승부였고, 그 과정에서 젊은 선수들이 경험을 쌓은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후반기엔 베테랑 외야수 이형종이 부상을 다스리고 돌아올 전망이다.
키움이 4일 LG전에서도 승리해 7연승을 거두면, 후반기 순위 경쟁에 큰 영향을 미칠 다크호스가 될 전망이다. 물론 포스트시즌 진출도 노릴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