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1 FC서울 공격수 조영욱이 고대하던 득점포를 터뜨렸다. 부상으로 장기간 이탈하며 쉼표를 찍었던 그는, 다시 페이스를 끌어 올릴 것이라 목소리를 높였다.
조영욱은 10일 오후 7시 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22라운드 대전하나시티즌전에서 선발 출전, 후반 72분까지 활약한 뒤 임무를 마쳤다. 팀은 2-1로 역전승하며 홈 3연승을 질주했다.
이날 경기는 조영욱 입장에서 3달 만에 찾아온 선발 기회였다. 조영욱은 지난 4월 27일 대전하나와의 경기에서 왼 다리 부상을 입었고, 2개월 넘게 자리를 비웠다. 지난달 열린 강원FC전부터 교체 출전하며 조금씩 출전 시간을 늘려왔고, 이날 마침내 선발을 되찾았다.
조영욱의 득점은 어느 때보다 간절한 순간에 나왔다. 팀이 0-1로 뒤진 후반 15분, 혼전 상황에서 권완규가 연결해 준 공을 정확한 헤더로 연결해 대전하나의 골망을 흔들었다. 이날 전반에만 6개의 선방을 보탠 이창근을 뚫는 득점이었다. 길고 긴 비디오판독(VAR) 시간을 거쳤지만, 끝내 조영욱의 득점이 인정됐다.
서울은 바로 5분 뒤 린가드의 역전 헤더 득점까지 묶어 짜릿한 승리를 가져갔다.
경기 뒤 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마주한 조영욱은 “4월 대전하나전에서 다치고, 2달 반 만에 대전하나전에 선발로 들어갔다. 득점을 했고, 역전승을 할 수 있어 기분이 너무 좋다”라고 웃었다.
최근 부상 과정을 돌아본 조영욱에게, 이번 득점은 그만큼 뜻깊었다. 그는 “부상당하고 복귀하는 과정에서 많이 어려웠다. 충분히 빨리 복귀할 수 있었는데, 나의 조급함이 있었다”라고 털어놓으면서 “쉰 만큼 아직 다 올라오진 않았다. 마음고생을 안 했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근데 감독님이나 선수들이 다 알고 계셨나 보다. 조급해하지 말라고, 잘 다독여주고 케어해주셨다”라고 돌아봤다. 그는 “내가 오늘 골을 넣을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내가 잘한 것이 아닌 팀원, 감독님의 도움 덕분”이라고 공을 돌렸다.
한편 조영욱은 자신의 득점 장면에 대해 “나는 당연히 득점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벤치에서 애매하다고 하더라”라며 “4월에 대구FC전에서도 취소된 적이 있어 마음을 내려놓고 있었다. 근데 길어지다 보니 기대감이 커졌고, 득점이 인정돼 너무 기뻤다”라고 돌아봤다. 특히 그는 “저는 오늘 심판의 판정을 아주 존중한다”라고 강조해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조영욱은 시즌 전 태국 전지훈련 중 자신의 목표를 ‘10골’이라 밝힌 바 있다. 시즌이 절반 지난 시점, 남은 골은 8골이다. 조영욱은 “그 목표는 변함없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하고 있다. 그에 맞춰 준비하고 있기에, 목표를 향해 그대로 갈 생각이다”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조영욱은 주장 완장과 얽힌 에피소드를 소개하기도 했다. 조영욱에 따르면 경기 전날 김기동 감독이 그에게 찾아와 선발 소식을 전하면서 “주장 완장을 린가드에게 주는 게 어떻겠냐”라고 물은 것. 조영욱은 “내가 아니라고 할 수도 없지 않나”라고 농담하며 “팀이 잘 되면 아무래도 상관 없지 않나. 또 부주장으로서의 역할도 생각하고 있기에 아무 문제 없었다. 그리고 오늘 서로 골 넣었으니까, 잘 된 것 같다”라고 미소 지었다.
한 취재진이 “어딘가 씁쓸해 보이는 것 같다”라고 하자, 조영욱은 손사래를 치며 “린가드 선수가 잘해주고 있으니 그걸로 됐다”라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