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감독은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SSG 랜더스전을 앞두고 "우리 후보 리스트에 포함되어 있던 선수 한 명이 (시장에) 나왔다고 한다. 그래서 차명석 단장이 오늘 오전 급하게 출발했다"고 밝혔다. 이어 "예전부터 관심 있게 지켜본 상위 후보 두 명은 아니지만, 이번에 보러간 선수도 괜찮다고 보고를 받았다. 외국인 스카우트가 계속 접촉했다"고 덧붙였다.
차명석 LG 단장의 미국 출국은 지난 5월 말에 이어 두 번째다. 한 달 보름 만에 다시 미국으로 떠났다는 건 새 외국인 투수 계약이 임박했다는 의미다. 앞서 출국이 외국인 투수 '점검' 차원이었다면, 이번엔 '계약 성사'를 위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LG는 시즌 초반부터 케이시 켈리와 디트릭 엔스의 부진으로 고민했다. 켈리와 엔스는 5월 25일 기준으로 규정 이닝을 채운 투수 22명 중 평균자책점 최하위를 기록한 적도 있다. 염경엽 감독은 "둘 중 한 명은 교체 해야할 것 같다"고 칼을 빼 들었다.
공교롭게도 염 감독이 외국인 투수를 벼랑 끝에 내몰자 갑자기 호투하기 시작했다. 켈리는 8회까지 퍼펙트 피칭을 이어갔고, 엔스도 초반보다 훨씬 안정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지난 16일 기준으로 켈리는 5승 8패 평균자책점 4.51을, 엔스는 8승 3패 평균자책점 4.30을 기록하고 있다.
디펜딩 챔피언 LG의 목표는 정상 수성이다. 목표 달성을 위해 강력한 에이스를 원한다.
염경엽 감독은 "포스트시즌에서 승부를 보려면 강력한 1선발이 필요하다. 지난해에도 에이스급 투수가 없어 (불펜 싸움으로) 힘들게 했다. 1선발 투수가 대등하게 싸워주면 우리 팀 타격이 좋아 어느 팀과도 해볼만 하다"고 했다.
새 외국인 투수가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으려면 등록 마감일이 8월 15일까지다. 그러나 비자 발급 등 관련 절차를 모두 끝내려면 사실상 이달 말까지 마감해야 한다. 염 감독은 "이번에 차 단장이 (빈손으로) 그냥 들어오면 더이상 교체는 쉽지 않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