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디트릭 엔스(33)가 구단의 외국인 투수 교체 움직임에도 끄덕 없이 든든한 모습을 선보였다.
엔스는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SSG 랜더스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4피안타 3볼넷 1실점을 기록했다. 11-1로 앞선 7회 초 시즌 9승(3패)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후반기 출발이 좋다. 지난 10일 선두 KIA 타이거즈전에서 7과 3분의 1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한 엔스는 두 경기 연속 잘 던졌다.
엔스가 이날 등판하기 전 차명석 LG 단장의 미국 출국 소식이 전해졌다. 염경엽 LG 감독은 "우리 후보 리스트에 포함되어 있던 선수 한 명이 (시장에) 나왔다고 한다. 그래서 차명석 단장이 오늘 오전 급하게 출발했다"며 "강력한 에이스급 투수가 필요하다"고 했다.
교체 대상은 엔스와 케이시 켈리 중 한 명이다. 5월 말 차명석 단장의 외국인 투수 '점검' 차원이었다면, 이번엔 '계약 성사'를 위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생존 여부가 걸린 엔스로선 이날 호투가 절실했다.
엔스는 1회 초 몸에 맞는 공 하나를 허용했지만 실점 없이 막았다. 그러자 타선이 1회 말 SSG 에이스 김광현을 상대로 3득점을 뽑아 지원했다. 엔스는 2회와 3회 선두 타자 출루를 내보냈으나 역시나 실점 없이 막았다. LG는 3회 말 오지환의 만루 홈런에 이은 김범석의 솔로포까지 더해 8-0까지 달아났다.
엔스는 4회 초 선두 한유섬-후속 고명준에게 연속 안타를 맞은 뒤 1사 후 아웃카운트와 실점을 맞바꿨다. 엔스는 6회까지 단 1실점으로 막고 11-1에서 마운드를 내려갔다.
엔스는 6월 이후 8차례 등판에서 평균자책점 2.79를 기록 중이다. 이 기간 5차례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했고, 6월 8일 KT 위즈전(5이닝 2실점)을 제외한 나머지 7차례 등판에선 최소 6이닝 이상을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