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는 지난 18일 토마스 해치(30) 계약 해지와 함께 새 외국인 투수 잭 로그(28)와 계약을 발표했다. 2025년이 오기도 전에 콜 어빈(30) 제이크 케이브(32)와 함께 총 네 건의 외국인 선수 계약을 마친 셈이다.
두산이 해치와 계약을 해지한 건 메디컬 테스트를 예년에 비해 엄격하게 시행했기 때문이다. 두산 관계자는 "아무래도 올 시즌 외국인 선수 부상 문제로 고생했다. 그래서 이번 메디컬 테스트를 더 촘촘하게 했다"며 "(해치의 경우) 당장 부상이 있었던 건 아니다. 바로 수술이 필요한 상황은 아니었다. 그러나 부상이 발생할 수 있는 불안 요소가 어깨에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수년간 두산은 외국인 선수 부상과 교체 문제로 고전했다. 2021년 워커 로켓(무릎·오른쪽 팔꿈치 부상) 2022년 아리엘 미란다(왼쪽 어깨 근육 손상) 2023년 딜런 파일(골타박, 오른쪽 팔꿈치 부상) 모두 제 몫을 하지 못했다. 올해 4월에는 라울 알칸타라가 오른쪽 팔꿈치 통증, 브랜든 와델이 등 통증으로 이탈했다. 알칸타라는 장기 결장 끝에 돌아왔으나 구위를 잃었다. 결국 7월 퇴출당했다. 브랜든은 6월 왼쪽 견갑 하근 손상으로 재이탈해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선수의 부상보다 문제였던 건 두산의 대처 속도였다. 두산은 로켓을 10월까지 기다렸다. 미란다가 7월, 딜런은 6월에야 퇴출당했다. 단기 대체 외국인 선수가 도입된 올해도 알칸타라와 브랜든 2명의 공백을 시라카와 케이쇼가 잠시 채웠을 뿐이다. KIA 타이거즈(캠 알드레드, 에릭 스타우트)와 한화 이글스(라이언 와이스) 등 단기 대체 선수들로 공백을 메운 다른 구단에 비해 두산의 대안 마련은 늦었다. 1·2선발이었어야 할 외국인 선수들의 빈자리는 고스란히 불펜 부담(600과 3분의 1이닝·리그 1위)으로 이어졌다.
2025시즌을 앞두고 두산은 시즌 전 대처를 신속히 해냈다. 기존 계약 3건을 모두 연내에 끝낸 덕분에 해치의 불안 요소를 기존 차순위 후보자였던 로그로 빠르게 대체했다. 더 중요한 건 시즌 중에 변수 대처다. 두산이 그때도 지금처럼 빠르게 움직인다면, 지난 4년의 '외국인 잔혹사'에도 마침표를 찍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