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의 기대주 양민혁(19)이 토트넘을 떠나 퀸즈파크 레인저스(QPR) 유니폼을 입었다. 이적 한 달 만이다.
QPR은 30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양민혁과 2024~25시즌 임대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양민혁은 올 시즌 QPR에서 활약한 뒤 원소속팀인 토트넘으로 돌아갈 전망이다.
양민혁은 “이곳에 오게 돼 정말 기쁘고,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하도록 노력하겠다”며 “한국의 레전드 박지성 선수가 이곳에서 뛰었던 좋은 기억이 있다. 꼭 경기에 출전하고 싶고, 자주 경기에 모습을 드러내고 싶다”고 이적 소감을 전했다.
한국 팬들에게 QPR은 박지성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생활을 마치고 뛴 팀으로 유명하다. 당시 QPR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경쟁했지만, 현재는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리그)에 속해 있다.
QPR은 이번 시즌 챔피언십 13위(9승 11무 9패)에 올라 있다. EPL 승격을 위한 플레이오프 진출의 마지노선인 6위 미들즈브러(승점 44)와 승점 6차다.
지난달 16일 토트넘의 조기 합류 요청으로 영국 땅을 밟은 양민혁은 약 6주 만에 새 팀을 찾게 됐다. 그간 토트넘 소속으로 몇몇 경기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데뷔는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이달 초 엔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현재로서는 (양민혁 활용) 계획이 없다. 그저 적응하도록 두고 있다”며 “양민혁은 아직 어리고, 이곳에서 마주하게 될 리그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지구 반대편에서 왔다. 양민혁이 빨리 정착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사실상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당장 양민혁에게 기회를 주지 않으리라 천명했고, 임대 이적이 성사됐다.
지난해 강원FC에서 프로에 데뷔한 양민혁에게는 낯선 영국 축구에 적응할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 적응을 어느 정도 마치고, 경기 감각을 끌어올린 뒤 토트넘에 복귀하는 게 현재로서는 이상적인 시나리오로 꼽힌다.
크리스찬 누리 QPR CEO는 “양민혁을 영입하고 처음으로 영국 축구를 경험할 기회를 제공하게 돼 기쁘다”며 “양민혁은 토트넘에 오기 전부터 세계 최고의 클럽으로부터 유망주로 인정받았다”며 기대를 표했다.
토트넘에서 등번호 18번을 받은 양민혁은 QPR에서 47번을 달고 피치를 누빈다. 47번은 양민혁이 강원에서 쓴 번호다.
주 포지션이 오른쪽 윙어인 양민혁은 지난해 강원에서 K리그1 전 경기(38경기)에 나서 12골 6도움을 올렸다. 팀의 준우승을 이끈 양민혁은 2024 K리그1 영플레이어상을 받았다. 토트넘 이적은 지난해 7월에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