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광고 2학년 포수 전영훈(17)이 '결승전'이라는 단어에 눈을 크게 번뜩였다. 청소년 국가대표 선발 소감과 롤 모델, 자신의 강점에 대해서는 담담하게 말하던 전영훈의 목표와 의지, 그리고 간절함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전영훈은 10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끝난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8강전에서 배명고를 상대로 3번 타자·포수로 선발 출전, 2타수 무안타 3사사구 1삼진을 기록했다. 안타는 기록하지 못했지만, 좋은 선구안을 발휘하며 상대 투수를 괴롭혔다. 1-1 상황에서 희생번트를 성공시켜 주자의 진루와 결승 득점에 힘을 보탰다. 팀은 10-2로 이겼다.
경기 종료 뒤 만난 전영훈은 "올해 목표는 전국대회 우승이다. 이것을 달성하기 위해 간절하게 했다. 타격감이 좋지 않기 때문에 (몸에) 공을 맞든, 잘 골라서든 어떻게 해서라도 출루하려고 노력했다"라며 "투수들을 리드할 때도 '과감하게 하되, 가운데만 보고 던지지 말고 정교하게 투구하자'고 했다. 선수들에게 그래야만 정상에 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이날은 안타를 기록하지 못했지만, 올 시즌 타격 성적은 뛰어나다. 10일 기준으로 19경기 출전해 타율 0.407(59타수 24안타) 2홈런 23타점 18득점 OPS(출루율+장타율) 1.201을 기록했다. 전영훈은 "펀치력이 다른 선수들보다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큰 타구를 치려고 하기 보다는 욕심을 갖지 않고 라인 드라이브 타구를 생산하는 게 나의 강점"이라고 했다.
'빠른 타구'를 생산하는 데는 꾸준한 웨이트 트레이닝이 비결이다. 주 7일 중 4~5회 1시간가량 근력 운동을 한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 등록상 177㎝·78㎏ 체격을 가진 전영훈은 문현빈(한화 이글스)을 연상케 하는 다부진 체격을 자랑한다. 롤 모델도 문현빈이라고. 전영훈은 "문현빈 선배처럼 짧고 간결하게 타격하려고 테이크백도 크게 가져가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세광고는 야구부 창단 후 처음으로 청룡기 결승 무대를 밟는다. 종전 최고 성적은 2020년 4강. 전국 대회로 범위를 넓혀도, 세광고의 마지막 우승은 1982년 황금사자기 대회이다. 12일 경북고와의 결승전을 앞두고 전영훈은 "세광고가 42년 동안 전국대회 우승이 없다. 청룡기 결승 진출도 처음이다. 꼭 정상에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입술을 꽉 깨물었다.
한편, 전영훈은 18세 이하 청소년야구국가대표에 선발됐다. 하현승(부산고) 엄준상(덕수고) 김지우(서울고) 등과 한솥밥을 먹는다. 포수 포지션에서는 강릉고 3학년 원지우와 전영훈 두 명만 이름이 불렸다. 방진호 세광고 감독은 "영훈이가 청소년 국가대표에 선발이 돼서 많이 축하한다. (국가대표에) 가서 잘 배워서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