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포수 유강남(왼쪽)과 정보근. 현재 두 선수에겐 수비력 만큼 공격력이 요구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두 경기 연속 백업 포수를 선발로 내세웠다. 현재 팀 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선택이다.
롯데는 26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1-3으로 패했다. 선발 투수 김진욱이 6이닝 동안 2점만 내주며 호투했지만, 타선의 득점 집중력이 부족했다. 전날(25일) 연장 승부 끝에 3-2로 승리, 올 시즌 첫 승을 거뒀지만 2연승은 실패했다.
김태형 감독은 시즌 초반 득점력을 높이기 위해 타순 변화를 많이 주고 있다. 22일 LG 트윈스와의 개막전에서는 시범경기에 부진했던 손호영을 7번으로 내렸지만, 그가 멀티히트를 치자 23일 2차전에서 2번으로 전진 배치했다. 변화구 대처에 어려움을 겪은 황성빈, 빠른 공에 배트가 따라가지 못했던 박승욱은 이날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기용은 포수진이다. 롯데는 25일 치른 SSG 3연전 1차전에서 '주전' 유강남 대신 '백업' 정보근을 선발로 투입했다.
유강남은 지난해 7월 무릎 수술을 받았다.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와 시범경기에서 풀타임 수비를 소화하기도 했지만, 블로킹과 도루 저지 동작에 이물감이 전해졌다. 부상 부위가 다 낫지 않았다기보다는 실전 감각을 회복할 시간이 필요해 보였다.
정보근은 유강남이 부상으로 이탈한 뒤 롯데 안방 수비를 책임졌다. 상대적으로 타격감도 더 좋다. 그는 유강남의 대수비로 나선 23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8·9회 2타석 연속 안타를 쳤고, 25일 SSG 3연전 1차전에서도 5회 초 적시 2루타를 쳤다.
정보근은 두 경기 연속 선발 출장한 26일 SSG 2차전 역시 적시타 1개를 추가했다. 롯데가 0-2로 끌려가던 5회 초 2사 1·2루에서 2루수 옆을 뚫는 우전 안타로 주자 전준우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롯데는 22·23일 LG와의 개막 시리즈에서 각각 2-10, 2-12로 완패했다. 1차전은 마운드뿐 아니라 수비까지 무너졌고, 2차전은 그야말로 힘에서 밀렸다. 무엇보다 타선이 가라앉았다.
3-2로 승리한 25일 SSG 1차전 역시 화력이 뜨겁진 않았다. 선발 투수 터커 데이비슨과 불펜 투수들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 4경기에서 한 번도 4득점 이상 하지 못한 건 10개 팀 중 롯데가 유일하다.
유강남은 데뷔 15년 차 베테랑이다. 투수 리드, 수비 기본기 그리고 기대 공격력 모두 정보근에 앞선다.
하지만 현재 롯데는 득점력을 높여야 한다. 아직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보기 어려운 유강남보다 타격감이 나쁘지 않은 정보근이 하위 타선에 무게감을 더해줄 필요가 있다. 김태형 감독도 이런 상황을 주시하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