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승원은 30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 5와 3분의 2이닝 3피안타(1피홈런) 3사사구 4탈삼진 1실점 했다. 2-1로 앞선 6회 말 2사 1·3루에서 마운드를 내려갔는데 경기가 8-2로 끝나 시즌 첫 승이자 2023년 10월 6일 인천 한화 이글스전 이후 541일 만에 선발승을 따냈다.
이날 1회 말 2사 1·2루 위기를 넘긴 문승원은 2회를 삼자범퇴로 막아냈다. 노련함이 돋보인 건 3회. 선두타자 김태진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한 뒤 후속 푸이그를 3구째 유격수 병살타로 유도했다. 후속 이주형의 볼넷으로 최근 타격감이 뜨거운 카디네스 앞에 주자가 놓였으나 이번엔 견제구로 1루 주자 이주형을 잡아냈다.
2025 KB0리그 프로야구 키움히어로즈와 SSG랜더스의 경기가 30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3회말 무사 1루 푸이그를 병살처리한 문승원이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고척=김민규 기자
1-0으로 앞선 4회 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송성문에게 맞은 솔로 홈런이 유일한 실점. 5회를 삼자범퇴로 넘긴 문승원은 2-1로 다시 앞선 6회 말 야수 실책 2개(에레디아·박지환)가 겹쳐 애를 먹었지만 버텼다. 결국 1사 1·2루에서 송성문을 범타 처리한 뒤 한두솔에게 배턴을 넘겼다. 투구 수 88개(스트라이크 52개). 최고 148㎞/h까지 찍힌 직구(26개) 이외 커브(15개) 슬라이더(24개) 체인지업(15개) 투심 패스트볼(1개) 컷 패스트볼(7개) 등을 다양하게 섞었다. 특정 구종에 치우치지 않는 투구 레퍼토리가 인상적이었다.
2012년 1군에 데뷔한 문승원은 주로 선발 투수로 활약했다. 2019년에는 개인 한 시즌 최다 11승을 따내기도 했다. 하지만 2021년 6월 오른 팔꿈치 수술을 받으면서 야구 인생에 변화가 불가피했다. 재활 치료를 마친 뒤 몸 상태와 팀 상황을 고려, 선발이 아닌 주로 불펜으로 뛰었다. 지난 시즌에는 62경기를 모두 불펜으로만 소화, 6승 1패 6홀드 20세이브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했다. 두 시즌 만에 선발 투수로 복귀한 문승원은 지난 25일 인천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선발 6이닝 3피안타 2실점 하며 호투했으나, 승리를 얻지 못한 바 있다.
2025 KB0리그 프로야구 키 움히어로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가 30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SSG선발 문승원이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고척=김민규 기자 /2025.03.30/
'불운'은 오래가지 않았다. 키움전에서 모처럼 선발승을 따낸 문승원은 "야수들이 수비에서 집중을 해줘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무엇보다 팀이 이겨서 좋고, 팀 승리에 도움이 된 것 같아서 다행이다. 첫 경기 내용이 나쁘지 않아 최근 좋은 감각을 유지하려고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경기를 위해 전력분석팀 및 투수코치님과 함께 논의했고 상황에 맞게 투구하려고 했다. 또한 완벽한 투구보다는 6이닝 3실점은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부담 없이 계획을 짠 게 주효한 것 같다"며 "올 시즌 다치지 않고 최소 5이닝 이상을 매 게임 소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