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샌프란시스코전에서 9회 말 슈퍼캐치 후 고통을 호소하는 빅터 로블레스. AP=연합뉴스
타구가 뜬 순간, 우익수가 파울 라인 가장 깊은 곳을 향해 전력질주했다. 파울 선상 안에 떨어질지, 밖에 떨어질지 예상할 수 없을 정도로 애매했던 타구. 하지만 우익수는 속도를 줄이지 않고 달려 나갔고, 파울 라인 앞에서 펄쩍 뛰어 올라 공을 잡아냈다.
하지만 우익수 빅터 로블레스(시애틀 마리너스)는 곧 큰 충격을 받아야 했다. 파울 라인 끝 안전 펜스 위로 떨어졌다. 펜스를 감싸고 있던 그물이 그의 충격을 흡수한 듯 했지만, 튕겨져 나온 로블레스는 공을 잡은 왼팔 손목을 감싸 쥐고 고통을 호소했다. 결국 로블레스는 이 플레이 직후 병원에 실려갔다.
로블레스의 투혼은 이후에도 계속됐다. 왼팔 손목을 감싸 쥐고 고통을 호소한 로블레스는 1루 주자 루이스 마토스의 진루 시도를 보고 곧바로 공을 내야 방면으로 굴렸다. 마토스는 전력질주해 3루까지 도달했지만, 챌린지 끝에 2루 진루까지만 허용됐다. 로블레스의 투혼이 추가 진루를 막았다.
혼신의 플레이였다. 상황은 9회 말 4-4 동점 상황이었다. 9회 초 극적인 동점을 만들어 분위기를 반전한 시애틀 매리너스였다. 9회 말 시작과 함께 홈 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주자 한 명을 내보내며 재역전 위기에 빠진 그 때, 로블레스는 투혼을 발휘하며 소중한 아웃 카운트 하나를 올리고 최소 진루로 위기를 막아낸 것이다.
6일 샌프란시스코전에서 9회 말 슈퍼캐치 후 고통을 호소하는 빅터 로블레스. AFP=연합뉴스
그러나 결국 로블레스도 팀도 웃지 못했다. 고통을 호소하던 로블레스는 결국 교체돼 실려 나갔다. 시애틀은 2사 2루 위기를 막아내지 못하고 대타 윌머 플로레스에게 끝내기 안타를 허용하면서 패했다. 샌프란시스코는 7연승을 달리며 시즌 8승(1패)을 기록,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에 오른 반면, 시애틀은 3연패에 빠지며 3승 7패 아메리칸 리그 서부지구 최하위에 머물렀다.
경기 후 AP 통신은 로블레스가 왼쪽 어깨를 다쳤다고 전했다. 로블레스는 오라클 파크에서 검사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애틀 타임즈는 댄 윌슨 시애틀 감독이 "어깨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검진 후 더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그의 부상을 우려했다고 전했다. 윌슨 감독은 "그는 대단한 선수다. 좋은 안타와 훌륭한 수비 등 여러 방면에서 뛰어나다. 라인업 최상단에 배치하기에 좋은 선수"라며 로블레스의 상태가 괜찮기를 바랐다.
샌프란시스코 선수단도 로블레스의 상태를 걱정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마이크 야스트렘스키는 "(로블레스의 수비는) 정말 대단했다. 내 인생에서 본 최고의 외야 플레이 중 하나였다"면서도 "그물이 있어 다행이다. 그가 괜찮길 바란다"라며 로블레스의 상태를 걱정했다. 끝내기 안타의 주인공 플로레스도 "불행했다. 그런 모습은 보고 싶지 않았고, 그가 괜찮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도 "무서운 순간이었다. 정말 좋은 플레이였지만, 그가 괜찮길 바란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