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내야 경쟁에 활력을 불어 넣은 두 선수가 차례로 투수의 공에 머리를 맞았다. 후유증이 우려돼 롯데팬도 울상이다.
롯데 2년 차 내야수 이호준은 지난 11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더블헤더 2차전 4회 초 타석에서 마운드 위 투수 오원석의 130㎞/h 슬라이더에 머리를 맞고 말았다. 헬멧을 쓰고 있었지만 머리 뒤쪽에 맞아 선수는 큰 고통을 호소했고 결국 구급차로 병원으로 이동했다. 이호준은 인근 병원에서 엑스 레이와 CT 촬영을 했다. 검진 결과 '문제없다'는 소견을 받았지만, 코칭스태프는 선수 기용에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
롯데는 지난달 29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도 주전 내야수로 올라선 전민재가 7회 초 타석에서 상대 투수 양지율이 던진 투심 패스트볼에 머리를 맞고 우측 안구 전방내출혈 부상을 당했다. 일주일 넘게 안정을 취한 그는 최근 배트를 잡고 복귀를 준비 중이다. 지난해 11월 두산 베어스와 롯데 사이 트레이드로 이적한 전민재는 올 시즌 타격 잠재력을 드러내며 선발 출전 기회를 늘렸고, 부상으로 이탈한 경기 전날까지 타율 부문 1위(0.378)를 지켰던 선수다.
전민재가 이탈한 뒤 선발 유격수를 맡은 선수가 바로 이호준이다. 그는 2024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에 지명된 유망주로 칭찬이 인색한 김태형 감독이 "수비는 현재 내야진에서 최고 수준"이라고 극찬했던 선수다. 이호준도 선발 출전 기회가 늘어난 뒤 매서운 타격을 보여줬다. 특히 3루타 2개를 추가, 총 4개를 쌓으며 이 부문 1위로 올라섰다.
잠재력을 드러내며 롯데 주전 유격수 경쟁을 달굴 것으로 보였던 기대주들이 차례로 머리에 공을 맞았다. 김태형 감독은 전민재가 이탈한 직후 "당장 결장보다 (몸쪽 공) 트라우마가 생길까 우려된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호준도 병원 검진 결과 문제가 발견되진 않았지만, 향후 투수의 몸쪽 승부에 위축될 수밖에 없다. 리그 대표 포수였던 강민호는 2014년 헤드샷 후유증으로 한동안 타석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롯데는 KT와의 더블헤더에서 1승 1무를 기록, 시즌 24승 2무 16패로 3위를 지켰다. 선발진이 흔들리는 상황 속에서 잘 버티고 있다. 하지만 계속 부상자가 나오고 있는 점은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