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전 초등학교 야구 선수임을 속이고 시구자로 나섰던 LG 트윈스 송승기(23)가 신인왕을 넘보는 투수로 성장했다.
송승기는 지난 25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6과 3분의 2이닝 동안 4피안타 무실점으로 시즌 5승(3패)을 달성했다. 지난 20일 롯데 자이언츠전을 포함해 주간 2승. 시즌 평균자책점은 2.83까지 낮췄다. 다승 공동 9위, 평균자책점은 11위다. 지난해까지 통산 8경기(선발 0회)에서 1패 평균자책점 4.82를 기록했던 송승기는 올 시즌 다승과 평균자책점 국내 선수 톱5에 이름을 올렸다. 염경엽 LG 감독은 "점점 공격적인 피칭을 보여준다"고 칭찬했다. 2025 KB0리그 프로야구 SSG랜더스와 LG트윈스의 경기가 25일 오후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렸다. 6회말 2사 2,3루 선발투수 송승기가 한유섬을 삼진 처리한 후 포효하고 있다. 인천=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2025.05.25/ 송승기는 프로 선수의 꿈을 지닌 당돌한 꼬마였다.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가 2014년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일반 초등학생에게 시구 기회를 주는 '어린이 투수왕 선발대회' 이벤트를 했다. 송승기는 초등학교 야구부(안산 삼일초) 소속을 숨긴 채 이벤트에 지원했다. 그리고 왼손으로 시속 90㎞의 직구를 던져 시구자(2014년 8월 15일 목동 넥센-두산 베어스전)로 1군 마운드에 섰다.
송승기는 "시구하고 싶은 마음에 내가 (초등학교 야구부) 선수라는 사실을 알리지 않고 참가해서 기회를 얻었다. 시구자로 뽑힌 뒤엔 야구부 선수라고 말씀드렸다"라고 머리를 긁적였다. 공교롭게도 당시 넥센 염경엽 감독, 송승기의 시구를 받은 포수 박동원은 모두 현재 LG 소속이다. '꼬마 송승기'에게 시구는 큰 동기부여로 작용했다. 그는 시구 후에 "꼭 프로 선수가 돼 마운드를 다시 밟겠다고 다짐했다"라고 옛 추억을 떠올렸다. 2025 KB0리그 프로야구 SSG랜더스와 LG트윈스의 경기가 25일 오후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렸다. LG선발 송승기가 등판해 SSG타선을 상대하고 있다. 인천=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2025.05.25/ 송승기는 10개 구단 최고 5선발로 성장했다. KIA 타이거즈 양현종, NC 다이노스 로건 앨런, 키움 케니 로젠버그 등 상대 에이스를 꺾는 5선발로 위용을 떨치기도 한다.
어느덧 신인왕 후보로 떠올랐다. 송승기는 '입단 5년 이내, 30이닝 투구 이하(투수 기준)' 신인왕 자격 요건을 갖췄다. 그는 "주변에서 계속 신인왕을 거론하는데 솔직히 욕심은 없다. 열심히 하면 결과는 따라온다"라면서 "이제는 마운드에서 긴장을 덜 하는 것 같다. 마운드에서 좀 생각을 할 여유가 생겼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정도로 잘할 줄 몰랐다. (임)찬규 형이 시즌 10승 로드맵을 마련해줬다"라며 "평균자책점은 그냥 끝까지 유지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밖에 하지 않는다. 이닝만 끌어주고, 최소 실점으로 막아서 불펜 싸움으로 안 가게 해주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