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터보 칠러. LG전자가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한 HVAC(냉난방공조) 사업에 총력을 기울인다. 최근 수요가 폭증한 AI 데이터센터를 적극 공략한다.
LG전자는 AI 시대 급성장하는 HVAC 분야에서 2배 빠른 압축 성장을 이룬다는 목표를 8일 제시했다. 작년 말 기존 H&A사업본부에서 분리된 ES사업본부가 지휘봉을 잡는다.
이재성 LG전자 ES사업본부장은 "올해 데이터센터향 냉각 솔루션 수주를 지난해 대비 3배 이상 늘릴 것"이라며 "이를 발판으로 시장보다 2배 빠른 압축 성장을 만들어내겠다"고 강조했다.
LG전자는 2030년까지 HVAC 사업 매출 20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간 HVAC는 공공기관 등 건물의 쾌적한 실내 환경을 유지하는 솔루션으로 인식돼 왔다. 그런데 최근 생성형 AI 트렌드 확산에 데이터센터 고도화 프로젝트가 잇따르면서 몸값이 치솟고 있다. AI 서버가 쉴 틈 없이 돌아가는 데이터센터는 열 관리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초대형 냉방기 칠러로 데이터센터 내부 온도를 낮추는 공기 냉각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 2027년 전 세계적으로 120억 달러 규모의 성장이 기대된다. 회사는 칠러 시장에서 2년 내 매출 1조원을 찍을 계획이다.
지구온난화지수(GWP)가 기존 냉매(R410A)의 30% 수준인 R32 냉매를 적용한 인버터 스크롤 칠러를 출시하는 등 환경 규제에도 대응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칩을 직접 냉각시키는 액체 냉각 솔루션도 개발 중이다. 공간을 적게 차지하면서도 에너지 효율이 뛰어나 차세대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LG전자의 CDU(냉각수 분배 장치) 기반 액체 냉각 솔루션은 가상 센서를 적용해 주요 센서가 고장 나도 펌프와 다른 센서 데이터를 활용해 센서 값을 바로잡아 냉각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운영한다. 펌프는 고효율 인버터 기술로 상황에 따라 필요한 만큼 냉각수를 내보내 에너지 효율이 높다.
회사는 더 나아가 북미와 유럽의 HVAC 시장도 공략한다. 현지 기후·주거 환경에 맞는 솔루션을 선보인다. 북미에서는 주택 구조에 적합한 유니터리 제품군을, 유럽에서는 온실가스 감축 정책에 부합한 공기 열원 히트펌프를 주력으로 공급한다. 앞서 유럽 프리미엄 온수 솔루션 기업 OSO의 지분 100%를 인수한 것도 이런 전략의 일환이다.
LG전자는 "HVAC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위해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인접 분야에서 순차적 인수를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