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FC 골키퍼 황재윤이 21일 강원전 승리 뒤 팬들 앞에서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사진=프로축구연맹
프로축구 K리그1 수원FC 골키퍼 황재윤(22)은 커리어 첫 번째 클린시트(무실점 경기) 뒤 상대 팀의 골키퍼들을 떠올렸다.
수원FC는 21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강원FC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30라운드서 상대 수비수의 자책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겼다. 수원FC는 경기 종료 기준 리그 10위(승점 34)를 지켰다. 수원FC가 리그에서 클린시트에 성공한 건 지난 5월 이후 처음이었다.
강원전 수훈 선수는 골키퍼 황재윤이었다. 그는 팀 주전 골키퍼 안준수의 백업. 안준수가 직전 경기 타박상으로 명단에서 빠지자, 황재윤이 대신 골키퍼 장갑을 꼈다.
수원FC서 4번째 경기에 나선 그는 이날 10개의 유효슈팅을 막아낸 끝에 소중한 클린시트를 끌어냈다. 개인 커리어 첫 클린시트이기도 했다. 앞서 출전한 3경기서 6실점을 기록했던 아쉬움을 털어낸 경기력이었다. 종료 뒤엔 크게 포효하며 승리를 자축했다.
황재윤은 경기 뒤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안준수 선수의 부상으로 인해 경기에 나서게 됐다. 안준수 선수의 몫을 해낸 것 같아 만족스럽다”며 “1-0으로 리드하던 상황에서 2차 선방을 해낸 게 기억에 남는다. 결정적인 기회를 막고, 팀의 승리에 힘을 보탤 수 있어 기뻤다”라고 말했다.
이날 김은중 감독은 황재윤의 활약을 돌아보며 “황재윤 선수 덕분에 베테랑 수비진이 집중력을 유지했다”고 찬사를 보냈다. 또 “지난달 김천상무전에선 판단 실수로 결승 골을 내줬지만, 젊은 선수의 성장으로 이어졌다고 본다”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황재윤은 지난달 김천전서 2-2로 맞선 후반 추가시간 높은 위치서 수비하다 골문을 비우고 나와 결승 골을 헌납한 바 있다.
취재진이 김은중 감독의 발언을 전하자, 황재윤은 “그 실점은 많은 경험이 됐다”며 “또 감독님께서 질책보단 격려를 해줬다. 덕분에 마음의 상처가 치유된 것 같다”라고 작게 웃었다.
또 후반 추가시간 7분을 떠올린 황재윤은 “그동안 K리그에서 클린시트를 해본 적이 없다. 또 워낙 실점률이 높지 않았나. 정말 긴 시간이었다”면서 “다른 선배들이 칭찬해 줬지만, 나는 오히려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뒤에서 정말 간절히 몸을 던지더라. 나 하나가 아닌, 모두가 뭉쳐서 만든 클린시트”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취재진이 ‘본받고 싶은 선수는 누구인지’라 묻자, 황재윤은 다소 의외의 대답을 했다. 그는 “광주FC 김경민 선수와 강원 박청효 선수를 본받고 싶다”라며 “그동안 출전 시간이 많지 않았음에도, 묵묵히 주전 자리까지 갈 수 있게 노력한 모습을 보며 정말 대단하다고 느낀다”라고 말했다. 30대에 접어들어 비로소 전성기를 맞이한 선배들의 노력을 배우겠다는 의미였다.
끝으로 황재윤은 “수원FC에 와서 김은중 감독님, 김호준 코치, 안준수 선수로부터 많은 걸 배웠다”며 “여기서 안주하지 않고 계속 발전할 거”라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