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장윤주가 28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1승'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1승'은 이겨본 적 없는 감독과 이길 생각 없는 구단주, 이기는 법 모르는 선수들까지 승리의 가능성이 하나도 없는 프로 여자배구단이 1승을 위해 도전에 나서는 이야기. 12월 4일 개봉. 서병수 기자 qudtn@edaily.co.kr /2024.11.28/ 유쾌함은 벗어던지고 독기를 품었다.
배우 장윤주가 지니TV 오리지널 ‘착한 여자 부세미’에서 강렬한 악역으로 또 다른 얼굴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달 29일 첫 방송된 ‘착한 여자 부세미’(이하 ‘부세미’)는 흙수저 경호원 김영란(전여빈)이 시한부 재벌 회장 가성호(문성근)와 계약 결혼을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범죄 로맨스다. 1회 시청률 2.4%(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로 출발해 5회 5.9%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 현재 5%대 후반을 꾸준히 유지하며 호응을 얻고 있다.
배우 장윤주. 사진제공=지니TV 장윤주는 극중 전여빈과 대립하는 최대 악역 가선영 역을 맡았다. 가선영은 가성호 회장의 의붓딸이자 연극영화학과 교수로, 돈과 권력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냉정하고도 광기 어린 인물이다.
김영란이 가성호와 비밀 결혼을 하며 자신에게 유산 상속이 불가능해지자, 가선영은 분노에 휩싸여 김영란을 제거하려 집착한다. 또한 가성그룹의 후계자로 키우고 있는 동생이 사고를 치고 다니자, 감금과 폭력을 일삼는 등 잔혹한 면모를 서슴없이 드러낸다.
배우 장윤주. 사진제공=지니TV 장윤주는 ‘부세미’를 통해 데뷔 후 첫 악역에 도전했다. 모델 출신답게 압도적인 피지컬과 존재감으로 재벌 2세 후계자다운 포스를 드러내는 동시에, 동양적인 얼굴에서 뿜어져 나오는 냉기 어린 표정으로 인물의 내면을 설득력 있게 그려내고 있다.
이번 ‘부세미’는 유쾌한 캐릭터로 존재감을 각인시켜온 장윤주의 180도 변신이자, 배우로서 새로운 스펙트럼을 확장하는 도전이다. 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베테랑’에서는 홍일점이자 위장술에 능한 ‘미스봉’으로 코믹 액션 연기를 선보였고, 역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tvN 토일드라마 ‘눈물의 여왕’에서는 백현우(김수현)의 누나 백미선으로 등장해 개성 강한 연기로 눈길을 끌었다.
배우 장윤주. 사진제공=지니TV ‘부세미’ 초반에는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장윤주의 연기 톤이 다소 과하게 느껴지기도 했으나 회차가 거듭될수록 사이코패스적 기질을 지닌 인물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극의 스릴러적 긴장감을 견인하고 있다는 반응이다. 박유영 감독의 연출 톤과도 절묘하게 맞물리며, 작품에 서늘한 긴장감을 더욱 짙게 하고 있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장윤주는 배우로서 자신만의 연기 스타일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있다”며 “그동안 한 신에서 눈길을 사로잡는 신스틸러였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전체적인 분위기를 주도하는 인물로 자리 잡았다”고 평했다. 이어 “선과 악의 대립 구도를 이끄는 핵심 인물을 맡아 감독이 의도한 바를 잘 구현하고 있다”며 “앞으로 필모그래피가 더 쌓이면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로 성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