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물 안전 점검 기관 관계자가 1일 오전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창원NC파크에서 안전 점검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5.4.1 [연합뉴스]
NC 다이노스가 경남도의 '시설물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 운영 방법에 대해 반발했다. 경남도가 기존 사조위 위원 11명을 교체 없이 활동을 진행한다는 데 우려를 표한 것이다.
경남도는 19일, 지난 3월 발생한 창원NC파크 구조물 추락 사고를 조사하는 사조위를 도가 맡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동안은 창원시가 사조위 운영을 담당한 바 있다.
당초 국토교통부가 경남도에 사조위 운영을 맡아줄 것을 수 차례 요청했지만, 도는 해당 시설물 관리감독 기관이 창원시인 만큼 시에서 사조위를 꾸려야 한다며 부정적 입장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지난달 말, 국회 행정안정위원회가 경남도 대상 국정감사에서 도가 사조위 운영 책임을 회피해 조사 대상인 시가 '셀프 조사'를 하는 문제가 생긴다는 등 비판을 제기하자, 도가 입장을 선회했다.
도는 이달 중 열릴 6차 사조위 회의에서 창원시로부터 그간 이뤄진 조사 자료 등을 넘겨 받아 향후 회의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조위 위원 11명은 전원 교체 없이 그대로 활동을 이어간다고 전했다.
지난 29일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창원NC파크에서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 경기 중 3루 방향 건물에 설치된 외장 마감 자재(알루미늄 소재 루버)가 낙하해 관람객을 덮쳤다. 이 사고로 A씨가 치료받다가 숨졌고, A씨 동생은 쇄골이 부러져 치료 중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사고 이튿날 창원NC파크 경기를 취소했다. 또 희생자 추모와 경기장 안전 진단을 위해 4월 1∼3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릴 예정이던 NC와 SSG 랜더스 3연전은 연기됐다. 사진은 31일 창원NC파크 마감 자재가 낙하한 건물(상단 가운데). 2025.3.31 [연합뉴스]
이에 NC 구단에 문의 결과, 구단은 이러한 도의 결정에 우려를 제기했다. 구단은 "경남도 이관에는 동의하나, 사조위 구성 유지는 문제가 있다"라고 힘줘 말했다.
구단은 "국토부가 지난 5월 초 구장 점검을 위해 방문했을 당시, 현 사조위 구성의 공정성과 적절성에 대해 창원시에 시정을 공식적으로 요구했다. 이해관계자를 철저하게 배제해 '공정성' 확보를 당부했고, 전문성과 시각 다양성을 반영한 '12인 체제 확대'를 강조하며 국토부에서 총 6인의 인사를 직접 추천했다. 창원시가 구성한 현재의 사조위 해촉 후 재구성을 하라고 권고했다"며 이번 도의 결정에는 이러한 요구들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구단은 "11월 17일까지 창원시가 단독 운영해 온 사조위는 (기존 인원의) 11인 체제로 계속 유지됐다. 최초 9명이었던 사조위에서 요청에 따라 2명이 추가됐지만, 국토부가 추천한 6인 중 실제 반영된 인원은 1명에 불과했다"며 "또 경찰 조사대상인 이해관계자(창원시)가 사조위를 구성하고, 또 다른 이해관계자인 구단을 조사하는 구조는 '셀프 조사'로, 형식적, 실질적으로 모두 공정성에 맞지 않다"라고 전했다.
사조위 위원들은 4월부터 11월까지 이해관계자인 창원시로부터 참여수당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단은 이러한 사조위가 공정한 결론을 내릴 수 있을지 공정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1일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창원NC파크에서 외부 안전 점검 업체가 긴급 점검을 하고 있다. 최근 창원NC파크에서는 NC다이노스와 LG트윈스 경기 중 구조물이 추락해 야구팬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붉은 선이 구조물 추락한 지점이다. 2025.4.1 [연합뉴스]
구단은 "창원시가 구성한 사조위를 그대로 이어받는 것은 국토부가 지적한 구조적 문제를 그대로 답습하는 결과다. 이해관계자의 셀프조사 내용을 그대로 옮겨오는 것이다. 사조위의 역할과 권한이 한계가 있고, 사조위의 공정성 및 객관성 확보라는 본질적인 문제는 해소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3월 29일 창원NC파크에선 NC 다이노스-LG 트윈스전을 진행하던 중 3루 쪽 매점 벽 위에 설치된 길이 2.6m, 폭 40㎝ 무게 약 60㎏의 루버가 떨어져 관중 3명을 덮친 일이 발생했다. 이 중 상태가 가장 위독했던 관중이 병원으로 이동해 수술을 받았으나 31일 오전 세상을 떠났다.
이후 NC 구단과 창원시, 창원시시설공단은 정확한 원인 규명과 재발방지 대책 등을 마련하기 위해 사고 합동 대책반을 구성했고, 4월 18일엔 창원시가 사조위를 구성해 운영했다. 시설물의 안전 및 유지관리에 관한 특별법(시설물안전법)은 일정 규모 이상 피해를 낸 시설물 사고 조사를 위해 지방자치단체장(시설물사고조사위원회)이 사조위를 구성·운영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