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패럴림픽 휠체어컬링 믹스더블 대표팀 이용석-백혜진.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원샷, 원킬! 200!"
차가운 얼음판 위, 그보다 뜨거운 열기로 무장한 두 사람이 있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패럴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의 유력한 메달 후보로 꼽히는 휠체어컬링 믹스더블 국가대표 백혜진(43)-이용석(42·이상 경기도장애인체육회) 조다. 이들의 출사표는 짧고 강렬하다. '원샷원킬', 그리고 팀 명칭인 '200'이다.
'200'은 이용석과 백혜진 두 사람의 성에서 따왔다. 단지 이름만 조합한 게 아니다. 이용석의 정확한 샷과 백혜진의 노련한 경기 운영을 합쳐 "200%의 전력을 쏟아붓겠다"는 각오가 담겼다.
사실 이 조합은 예상치 못한 변화에서 탄생했다. 원래 백혜진은 남편인 남봉광(45·경기도장애인체육회)과 믹스더블 호흡을 맞춰왔으나, 남편이 4인조 대표팀에 발탁되면서 새로운 파트너가 필요했다. 백혜진은 아끼던 후배 이용석에게 손을 내밀었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패럴림픽 휠체어컬링 믹스더블 대표팀 이용석-백혜진.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두 선수가 호흡을 맞춘 건 1년이 채 되지 않는다. 하지만 국가대표 선발전까지 쾌속 질주했다.
백혜진은 리그전에 출전할 포인트가 충분했지만, 이용석은 '포인트 0' 상태였다. 결국 2부 리그부터 시작한 두 선수는 찰떡 호흡으로 보란 듯이 성적을 쌓아 올렸다. 둘은 지난해 국가대표 선발전으로 펼쳐졌던 믹스더블리그에서 우승하며 패럴림픽 출전권까지 따냈다.
백혜진은 "파트너 교체 후 첫 대회에서 국가대표(정태영-조민경 조·창원시청)와 세계랭킹 1위 팀(정준호-김혜민 조·서울시청)을 이기고 우승했을 때 큰 자부심을 느꼈다. 스스로 국가대표 티켓을 따냈다는 의미에서 전환점이 된 대회였다"라고 돌아봤다. 이용석 역시 "누나와 함께 국가대표로 선발됐을 때가 가장 기뻤다. 꿈의 출발점에 섰다"라며 웃었다.
이용석은 "누나의 경험을 믿고 간다. 내가 실수해도 누나가 멘털을 잡아줘서 고맙다"라고 자랑했다. 백혜진 역시 "(이)용석이가 차분한 편이라 감정을 잘 잡아준다. 샷 감각도 뛰어나다"면서 "서로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는 좋은 파트너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패럴림픽 휠체어컬링 믹스더블 대표팀 이용석-백혜진.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백혜진에게 이번 패럴림픽은 설욕의 무대다. 지난 2022 베이징 대회 당시 4인조 대표팀의 일원으로 나서 6위에 그쳤던 아쉬움이 여전하다. "이번 대회에선 더 성장하고 단단해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그는 "목표는 단 하나, 우승이다"라고 굳게 다짐했다.
이용석은 컬링 입문 8년 만에 처음으로 패럴림픽 무대를 밟는다. 그는 "그동안 노력한 걸 최대한 발휘하겠다.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서고 싶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대한민국 휠체어컬링 팀은 3월 5일 새벽 3시 5분 개최국 이탈리아와의 믹스더블 경기를 시작으로 대장정에 나선다.
박길우 믹스더블 감독은 "우리가 세계 1위지만, 선수들과 경기장의 그날 컨디션에 따라 결과가 크게 바뀌는 경기 특성상 다른 팀과 격차는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생각해야 한다"면서 "그날 빙질을 빨리 파악하는 게 중요하고, 홈팀 이탈리아를 상대하는 만큼 중압감을 이겨내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백혜진-이용석 두 선수의 기량이 좋고 멘털도 좋아서 큰 걱정은 없다"라며 "꼭 우승해서 돌아오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