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는 클레이튼 커쇼. [AFP=연합뉴스]"1000개의 공을 던지라고 한다면…"
2026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를 마지막으로 마운드를 떠나는 미국 야구대표팀 왼손 투수 클레이튼 커쇼(38)가 미국의 우승을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는 의지를 드러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조별리그 한 경기만 던진 뒤 소속팀으로 돌아가 미국 메이저리그(MLB) 정규리그를 준비하겠다고 밝힌 또 다른 대표팀 투수 타릭 스쿠발(디트로이트 타이거즈)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커쇼는 3일(현지시간) 애리조나 파파고 파크에서 열린 WBC 미국 대표팀의 공식 첫 훈련 일정을 마친 뒤 현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MLB 정규리그를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WBC 대회에서 모든 것을 쏟아부을 수 있다. (대표팀 투수 중 다른 선수가) 만약 이닝 문제가 생기거나, 투구 수 문제가 있다면 내가 여기 있다. 나는 매일 등판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커쇼는 자신의 첫 WBC 대표팀 차출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WBC 대회는 나에게는 마지막 참가이다. 이렇기 때문에, 만약 1000개의 공을 던지라고 한다면 그렇게 하겠다. (결과가) 아름답지 않을 수도 있지만 임무는 해낼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마무리할 수 있고 이 팀의 일원이 된 것은 정말 멋진 기회다. 여기 있게 돼서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류현진과 LA 다저스에서 함께 뛰었던 커쇼는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선수 생활 말년에 그토록 원하던 MLB 월드시리즈(WS) 우승 반지를 손가락에 여러 개 낀 커쇼는 은퇴 후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육아에 전념한 거로 알려졌다. 그러던 중 마크 토마스 데로사 미국대표팀 감독으로부터 대표팀에 왼손 투수가 필요하다는 연락을 받고 대표팀 합류를 결정했다.
커쇼는 MLB 역대 정상급 왼손 투수에 속한다. 2008년 LA 다저스에 데뷔한 커쇼는 그해 5승(5패)에 그쳤지만, 통산 18시즌 동안 455경기에 나서 223승(96패)에 이르는 업적을 쌓았다. 2855와 3분의 1이닝을 소화할 만큼 꾸준한 활약을 했으며 이 이닝 동안 무려 3052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그는 미국 야구 명예의 전당(HOF) 입성이 확실시되는 전설적인 투수다.
클러치포인트는 'WBC에서 미국 대표팀이 커쇼에게 실제로 1000개의 공을 던지게 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이는 대량 실점 경기이거나 부상으로 인해 투수진이 붕괴한 상황일 가능성이 크다'며 '그런데도 불구하고 명예의 전당에 오를 경력을 쌓은 커쇼가 국가를 위해 마지막 힘을 보태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건 팀 분위기와 사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봤다.
스쿠발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올 시즌 정규리그 종료 뒤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는 스쿠발은 이번 WBC에 미국 대표팀 선수로 차출됐지만, 조별리그 한 경기(영국전 유력)만 선발 등판한 뒤 더 이상 출전하지 않겠다고 발언해 논란이다. WBC에 등판하기보다는 'FA 잭폿'을 위해 정규리그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의도이지만, 대표팀 소집을 가볍게 여긴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