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WBC 조별리그 C조 1차전 대한민국과 체코의 경기. 5회초 1사 1, 2루 체코 바브라에게 스리런 홈런을 허용한 한국 정우주가 아쉬워하고 있다. 2026.3.5 [연합뉴스]
오른손 투수 정우주(한화 이글스)가 개인 첫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판의 악몽을 지워낼 수 있을까.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야구대표팀은 5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WBC 조별리그 C조 체코와의 1차전을 11-4로 승리했다. 2013년, 2017년, 2023년까지 세 차례 연속 WBC 1라운드에서 탈락했던 한국은 체코전 승리로 2라운드(8강) 진출을 향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WBC 첫 경기를 승리한 건 2009년 이후 17년 만이다. 6일 하루 휴식을 취하는 한국은 7일 일본, 8일 대만, 9일 호주와 차례로 맞붙으며 조별리그 일정을 이어간다.
승리의 원동력은 홈런 4개를 터트린 '타선의 힘'이었다. 이날 한국은 1회 문보경(LG 트윈스)의 만루 홈런으로 기선을 제압한 뒤 한국계 빅리거 셰이 위트컴(휴스턴 애스트로스)과 자마이 존스(디트로이트 타이거스)가 각각 홈런 2개와 1개로 힘을 보탰다. 팀 안타가 10개로 체코(9개)보다 불과 1개 많았으나 '화력의 강도'로 희비를 갈랐다. 류지현 감독은 경기 뒤 "1회 만루 홈런이 나오면서 조금 더 편안하게 경기할 수 있었다"며 "(전지훈련지였던) 오키나와에서 경기하는 과정부터 공격 흐름을 좋게 이어가고 있다. 기대가 된다"고 흡족해했다.
5일 일본 도코돔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조별리그 C조 1차전 한국과 체코의 경기. 5회초 1사 1, 2루 한국 정우주가 상대 선수에게 3점 홈런을 허용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2026.3.5 [연합뉴스]
모처럼 WBC에서 거둔 통쾌한 승리. 옥에 티가 없는 건 아니었다. 바로 팀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를 밟은 정우주(1이닝 2피안타 1사사구 1피홈런 3실점)가 통한의 스리런 홈런을 맞고 휘청거렸다. 애초 류지현 감독은 정우주를 선발 소형준(KT 위즈·3이닝 4피안타 무실점)에 이은 두 번째 투수로 활용할 계획이었다. 이른바 '1+1 전략'이었다. 그러나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진 영향일까. 6-0으로 앞선 4회 말 두 번째 투수로 등판 한 건 베테랑 노경은(SSG 랜더스·1이닝 2피안타 무실점)이었다. 정우주는 4회가 아닌 5회 말 노경은의 배턴을 이어받았지만, 1사 1·2루 위기 상황에서 테린 바브라에게 오른쪽 펜스를 넘어가는 장타를 맞고 고개 숙였다.
류지현 감독은 정우주의 등판 시점을 '유연하게' 가져간 건 준비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류 감독은 “4회가 4번 타자(마틴 체르벤카)부터 시작이어서 한 템포 쉬고 5회 하위 타선(9번 타자)부터 들어가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며 "(정우주가) 2이닝 정도 끌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그 부분에서 계획이 흐트러진 거 빼고 전체적인 투수 운영을 괜찮았다"고 자평했다. 정우주는 피홈런 직후 체르벤카와 5번 마렉 슐럽을 각각 헛스윙 삼진과 유격수 땅볼로 잡아냈다. 추가 실점 없이 막아냈다는 건 고무적. 피홈런의 충격을 딛고 조별리그 잔여 3경기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지켜볼 일이다.
5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조별리그 C조 1차전 한국과 체코의 경기에서 11-4로 승리한 한국 류지현 감독이 박수를 치고 있다. 2026.3.5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