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왕과 사는 남자’(이하 ‘왕사남’)가 극장가를 장악한 가운데, 영화의 여운을 달래려는 관객들이 특정 노래로 몰리며 이른바 역주행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9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왕사남’은 지난 주말(3월 6일~8일)에만 172만 5767명의 관객을 추가하며 누적관객수 1150만 3745명을 기록했다. 5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라는 파죽지세의 행보다.
‘왕사남’은 조선 왕조 역사 속에서 비극적인 인물로 꼽히는 단종의 이야기를 다루며 짙은 감정적 여운을 남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올랐다가 숙부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비극적인 최후를 맞는 단종의 서사는 박지훈의 연기를 통해 더욱 깊은 공감을 이끌어내며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전하고 있다.
사진출처=한즈 유튜브 영화의 기록적인 흥행과 함께 음원 차트에서 눈에 띄는 움직임을 보이는 곡이 있다. 바로 가수 한즈의 ‘꽃이 피고 지듯이’다. 이 곡은 지난 7일 멜론 자체 최고 순위인 118위를 경신하며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사실 이 곡은 2015년 영화 ‘사도’의 OST로, 배우 조승우가 가창해 화제를 모았던 원곡을 지난해 9월 리메이크해 발매한 버전이다. 본래 사도세자의 슬픔을 담은 곡이지만, “나 이제 가려 합니다 아픔은 남겨두고서, 당신과의 못다한 말들 구름에 띄워놓고 가겠소”와 같은 애절한 가사가 ‘왕과 사는 남자’ 속 단종의 비극적인 서사와 완벽하게 맞물리며 관객들 사이에서 ‘비공식 OST’로 입소문이 나고 있다.
사진출처=한즈 유튜브 특히 유튜브에 올라온 조승우 버전 ‘꽃이 피고 지듯이’ 팬 메이드 뮤직비디오는 조회수 172만 회(3월 9일 기준)를 돌파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해당 영상의 인기에 힘입어 리메이크 버전인 한즈의 음원을 활용한 팬 메이드 영상들도 잇따라 제작되며 온라인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네티즌들은 조승우 버전인 원곡의 깊은 울림도 좋지만, 한즈의 미성이 어린 나이에 생을 마감해야 했던 단종의 목소리처럼 느껴져 더욱 몰입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해당 곡의 뮤직비디오 댓글 창은 ‘왕사남’ 여운을 토로하는 관객들의 ‘회포의 장’이 됐다. “‘왕사남’ 보고 노래 들으러 왔다”, “단종 생각에 또 눈물이 난다”, “덕분에 모시지도 않은 단종과 이별했다”, “전 국민이 단종 앓이 중”, “단종도 듣고 울었을 듯” 등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한즈는 일간스포츠에 “노래 속 제 목소리가 ‘왕사남’이라는 좋은 작품의 장면들과 함께 사람들에게 전해진다는 것이 무척 신기하고 반갑다”며 “영화의 열기가 갈수록 뜨거워지면서 제 노래도 많은 분들에게 전해지고 있어 차트 소식을 들을 때마다 믿기지 않을 정도다.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는 것 같아 정말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원곡의 소중한 정서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저만의 감정과 해석을 담아 표현하고자 공을 들인 음원”이라며 “앞으로도 저의 노래가 누군가의 마음에 크고 작은 위로로 남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