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한민국 대 도미니카공화국 준준결승전. 3회말 무사 1루 도미니카 게레로의 중견수 뒤 2루타로 1루 주자 소토가 홈으로 쇄도해 세이프되고 있다. 사진=연합뉴
두 번의 수비 실수가 불러 온 나비효과는 컸다. 분위기를 상대에게 내준 것은 물론, 이후의 경기 양상에 큰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류지현 야구 대표팀 감독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헌신한 류현진에 고마워했다. 한국 야구대표팀은 1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 파크에서 열린 2026 WBC 도미니카공화국과의 8강전에서 0-10으로 7회 콜드게임 패배를 당했다. 이로써 한국은 2009년 준우승 이후 17년 만에 밟은 2라운드 무대에서 단 한 경기 만에 아쉽게 짐을 싸게 됐다.
수비 실수가 두고두고 아쉬웠다.
첫 실수는 2회에 나왔다. 2회 한국은 1사 1루에서 적시 2루타를 맞고 선제 실점했다. 후니오 카미네로가 친 타구가 좌익선상으로 흘러가면서 장타로 이어졌다. 1루 주자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가 3루를 돌아 홈까지 들어오며 점수로 이어졌다.
13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한민국 대 도미니카공화국 준준결승전. 2회말 1사 1루 도미니카 카미네로의 적시타로 1루 주자 게레로가 홈까지 쇄도해 세이프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실 한국의 중계 플레이가 더 빨랐다. 하지만 유격수 김주원의 송구가 주자와 먼 쪽으로 연결되면서 포수의 태그가 어려워졌다. 뒤늦게 포수 박동원이 몸을 날려 주자를 태그하려 했지만,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는 이를 유연하게 피한 뒤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홈 플렌이트를 터치하며 득점했다. 이후 흔들린 한국은 2점을 추가로 내주면서 0-3으로 끌려갔다. 류현진은 1⅔이닝 만에 조기강판됐다. 빅이닝의 도화선이 된 수비 실수였다.
더 큰 실수는 3회에 나왔다. 마찬가지로 무사 1루 상황이었다.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가 우중간에 떨어지는 안타를 만들어냈고, 1루 주자 소토가 3루를 돌아 홈까지 내달렸다. 하지만 이땐 한국 야수진의 송구가 더 빨랐고 정확하기까지 했다. 소토가 홈플레이트 앞에서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시작했을 땐 이미 박동원이 몸을 돌려 태그를 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결과는 세이프. 소토가 슬라이딩 막판 몸을 옆으로 돌려 홈플레이트를 터치하는 '스위밍 슬라이딩'을 하면서 박동원의 첫 태그를 피한 것이었다. 한국은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지만 달라진 건 없었다.
이 수비는 정말 컸다. 내주지 않아도 될 점수를 내주면서 분위기가 크게 꺾였고, 3회 4실점이라는 빅이닝으로 이어졌다.
13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한민국 대 도미니카공화국 준준결승전. 7회 초 한국 이정후가 땅볼 타격 후 전력질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설상가상 경기 당 한 번 씩 주어지는 비디오판독 기회까지 소진한 바람에 이후의 경기까지 영향을 미쳤다. 한국은 4회 선두타자 자마이 존스의 안타에 이어 이정후가 병살타로 물러났으나, 중계방송의 느린 화면으로 확인한 결과 타자주자 이정후는 세이프였다. 하지만 비디오판독 기회를 앞에서 소진한 탓에 챌린지를 신청하지 못했다. 이후 안현민이 2루타를 쳐내며 출루했다. 이정후가 살아나갔다면 만회점으로도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비디오판독을 하지 못한 것이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게 됐다.
수비 실수도 실수지만, 상대 타자들의 좋은 타격감과 주루 센스가 빛난 장면들이기도 했다. 하지만 잡을 수 있었던 아웃카운트를 올리지 못한 건 크나큰 나비효과로 이어졌다. 아쉬운 수비 디테일이 승부를 갈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