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창설 뒤 처음으로 4강에 오르지 못했다. 부상자가 속출하며 100% 전력을 꾸리지 못한 불펜에 발목잡혔다. (AP Photo/Lynne Sladky)/2026-03-15 12:33:57/ <저작권자 ⓒ 1980~2026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일본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창설 뒤 처음으로 4강에 오르지 못했다. 부상자가 속출하며 100% 전력을 꾸리지 못한 불펜에 발목잡혔다.
일본은 15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 파크에서 열린 베네수엘라와의 2026 WBC 8강전에서 5-8로 패했다. 1-2로 지고 있었던 3회 말 1사 2루에서 오타니 쇼헤이가 고의4구로 출루하며 역전 기회를 열었고, 사토 데루아키와 모리시타 쇼타가 각각 2루타와 홈런을 치며 단번에 5-2로 역전했다. 하지만 5회 초 마이켈 가르시아에게 투런홈런, 6회 윌리어 아브레우에게 역전 3점 홈런을 맞고 5-7로 밀렸고, 8회 투수 견제구 실책으로 다시 1점 내준 뒤 만회하지 못했다. 일본이 WBC에서 4강에 오르지 못한 건 이번 대회가 처음이다.
일본은 C조 조별리그에서 대만·한국·호주·체코를 차례로 꺾고 4연승을 거뒀다. 메이저리그(MLB)에서 최우수선수(MVP) 4회를 수상한 글로벌 야구 아이콘 오타니와 지난 시즌(2025) 월드시리즈 MVP 야마모토 요시노부,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 듀오가 투·타 기둥 역할을 해냈고, 이미 빅리그에 안착한 스즈키 세이야(시카고 컵스) 요시다 마사타카(보스턴 레드삭스) 그리고 올 시즌 데뷔를 앞둔 오카모토 가즈마(토론토 블루제이스) 무라카미 무네타카(시카고 화이트삭스) 등 호화 군단을 구성했다. 일본 매체들은 역대 가장 강한 공격 전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내렸고, 조별리그에서 그 저력을 드러냈다.
하지만 투수진은 이전보다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일본 대표팀 리더였던 다르빗슈 유가 부상으로 참가하지 못한 상황에서 그 자리를 대신한 기쿠치 유세이(LA 에인절스)는 무게감이 부족했다. 메이저리거 스가노 도모유키도 전성기가 지난 선수였다.
무엇보다 대회 개막 전 주축 불펜 투수들이 부상으로 연달아 이탈했다. 메이저리거 마쓰이 유키(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사타구니 부상, 지난 시즌 일본프로야구(NPB) 퍼시픽리그 세이브 1위 다이라 가이마(세이부 라이온스)가 2025시즌 홀드 36개를 기록한 이시아 다이치(한신 타이거스)가 각각 종아리와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낙마했다.
Japan's pitcher Hiromi Itoh reacts after Venezuela's Wilyer Abreu, not in picture hit a home run during the six inning of a World Baseball Classic quarterfinal game against Japan, Saturday, March 14, 2026, in Miami. (AP Photo/Marta Lavandier)/2026-03-15 12:31:23/ <저작권자 ⓒ 1980~2026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바나 아츠노리 일본 대표팀 감독은 공격력이 비슷한 베네수엘라전에서 전문 불펜 투수 대신 지난 시즌 선발 투수 임무를 맡았던 선수를 차례로 투입했다. 단 1이닝을 막더라도, 현재 기량이 가장 좋은 투수를 쓴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이 선택이 통하지 않았다. 베네수엘라전 선발로 나선 야마모토는 1·2회 1점씩 내줬지만 4회까지 추가 실점을 막아내며 자신의 임무를 다했다. 하지만 이시이의 대체 선수로 나선 스미다 치히로가 5회 가르시아에게 투런홈런을 맞았다. 그는 2025시즌 159와 3분의 2이닝을 소화하며 2점 대 평균자책점(2.59)를 남긴 선발 투수다.
일본이 승기를 내준 6회도 마찬가지였다. 이바나 감독은 이토 히로미를 투입했지만, 그가 에제키엘 토바와 글레이버 토레스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아브레우에게 3점 홈런까지 맞고 말았다. 니혼햄 파이터스 소속 히로미는 지난 시즌 14승 8패 평균자책점 2.52를 기록하며 퍼시픽리그 사와무라상(MLB의 사이영상 개념)을 받은 투수다.
8회 선두 타자 토바에게 2루타를 맞고, 견제구 실책으로 추가 1점을 더 내준 다네이치 아쓰키(지바 롯데)도 2025시즌 160과 3분의 2이닝을 소화한 선발 투수다.
선발 투수의 구원 투입은 각 리그 포스트시즌에서 종종 볼 수 있다. 단기전에서 자주 쓰이는 운영 전략이기도 하다. 하지만 효과성에 대한 판단은 결국 결과로 귀결된다. 스미다, 이토, 다네이치 모두 익숙하지 않은 루틴과 상황 속에 흔들렸다고 볼 수 있다. 국제 대회마다 좋은 성과를 거둔 일본도 향후 준비와 대회 운영에 교훈을 얻은 이번 WBC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