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봄바람이 불자 러닝화의 끈을 묶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버터런 챌린지’ 영상이 빠르게 확산 중이고, 여행업계와 유통가는 관련 상품과 마케팅 출시에 분주하다. 러닝이 일부 마니아의 취미가 아니라 ‘도심형 라이프스타일 스포츠’로 자리 잡으면서 경쟁도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30대 직장인 A씨는 휴일을 맞아 한강변 달리기에 나섰다. 평소라면 물병을 챙겼겠지만, 이번에는 지퍼백을 쥐었다. 달리면서 버터를 만드는 버터런 챌린지에 도전하기 위해서였다. 준비물은 간단했다. 동물성 생크림과 소금을 지퍼백에 넣은 뒤 밀봉한 뒤 러닝 조끼나 손에 들고 달리면 됐다. 달리는 동안 발생하는 진동으로 지방 입자가 응고되면서 버터가 만들어졌다. 러너들 사이에서는 “달리기도 하고 버터도 얻는 재미가 있다”, “버터를 만들려고 처음으로 10㎞ 이상을 뛰었다”는 후기가 이어지며 놀이형 러닝 콘텐츠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젠지 세대를 중심으로 러닝이 단순한 운동을 넘어 놀이와 콘텐츠로 확장되면서 여행·유통 업계도 관련 시장에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러닝 인플루언서 리비 클레어(Libby Claire)가 러닝을 하며 생크림으로 버터를 만드는 모습을 공개했다. 인스타그램 여행업계에서는 ‘러닝 여행’ 상품이 등장했다. 노랑풍선은 필리핀 보홀에서 열리는 마라톤 대회 일정에 맞춘 ‘보홀 러닝 여행’ 상품을 선보였다. 참가자는 마라톤 참가와 함께 초콜릿힐· 타르시어 서식지 방문 등 관광 일정을 동시에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됐다. 운동과 휴양을 결합한 새로운 여행 형태다.
국내에서는 러닝 커뮤니티와 여행 플랫폼이 결합한 이벤트도 늘고 있다. 하나투어가 투자한 러닝 기반 스포츠 여행 플랫폼 ‘클투’와 글로벌 여행 액티비티 플랫폼 ‘와그’는 최근 ‘2026 오크밸리 힐스 나이트 레이스’를 개최했다. 참가자들이 버스를 타고 이동해 골프장에서 야간 러닝 레이스를 즐기고 커뮤니티 파티를 여는 방식이다. 러닝을 하나의 문화 이벤트로 확장했다는 설명이다.
유통업계도 급증하는 러닝 인구를 겨냥한 마케팅을 강화 중이다. 현대백화점은 서울 여의도의 더현대 서울 4층에 535㎡(약 162평) 규모의 러닝 특화 공간 ‘더현대 러닝 클럽’을 오픈했다. 이 곳에서는 러닝 브랜드와 체험 콘텐츠를 결합한 플랫폼을 선보인다. 러닝화 체험·발 분석 서비스 등 맞춤형 상담 프로그램도 제공해 러너 커뮤니티 거점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CU 러닝스테이션 시그니처 1호점 CU는 한강 인근에 러너 전용 편의시설을 갖춘 ‘러닝 스테이션’ 콘셉트 매장을 선보였다. 물품 보관함·탈의실·휴식 공간을 마련하고 에너지젤과 단백질바 등 러닝 관련 상품을 집중 배치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러닝이 운동과 취미를 넘어 도심형 라이프스타일 스포츠이자 하나의 문화와 커뮤니티로 발전하고 있다”며 “커뮤니티·여행·유통까지 산업 전반이 연결되면서 관련 시장도 빠르게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