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화문광장 인근 코리아나호텔 전광판에 오는 21일 열리는 BTS 공연에 대한 홍보 영상이 재생되고 있다. 2026.3.11 / 사진=연합뉴스 제공
넷플릭스가 그룹 방탄소년단(BTS)를 등에 업고 한국 첫 라이브 스트리밍에 나선다. 사업 확장을 위한 발판이 될 거란 전망 속 ‘남 좋은 일’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넷플릭스는 오는 2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방탄소년단 정규 5집 발매 기념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이하 ‘아리랑’)을 생중계한다. 넷플릭스가 한국 행사를 라이브로 송출하는 건 처음으로, 전 세계 190개국, 이용자 3억명을 대상으로 한다.
◇넷플릭스는 왜 생중계에 빠졌나
‘아리랑’ 생중계는 넷플릭스의 라이브 스트리밍 강화 정책의 일환이다. 넷플릭스는 2023년부터 WWE(미국 프로레슬링)·NFL(미국 프로 미식축구) 등을 중계했으며, 최근 MLB(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미국 중계권,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일본 중계권도 확보했다. 올 초에는 미국의 암벽등반가 알렉스 호놀드가 대만 타이베이 101빌딩을 맨몸으로 오르는 모습을 라이브로 방송해 화제를 모았다.
일각에서는 넷플릭스가 이번 중계권 확보를 위해 천억원대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어디까지나 ‘설’로, 정확한 액수는 “확인 불가”지만, 넷플릭스가 하이브 측에 상당한 규모의 금액을 제시했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넷플릭스가 ‘아리랑’을 비롯한 생중계에 집중하는 이유는 사업성 확보다. 생중계는 일반 콘텐츠와 달리 모든 시청자에게 중간 광고 송출이 가능하며, 신규 가입자 유치와 구독자 체류 시간 증대에도 유리하다.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CEO는 지난해 컨퍼런스콜 등 공식석상에서 “(생중계는) 화제성과 신규 가입자 확보에 매우 긍정적인 효과를 내며 유지율에도 큰 도움이 된다”며 “광고 사업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넷플릭스 측이 말하는 ‘아리랑’ 생중계 목적성은 경험 확장이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일간스포츠에 “전 세계 시청자가 언어와 문화의 장벽 없이 같은 시간, 경험을 공유하고 감정을 나누는 순간이 될 것”이라며 “이번 라이브로 우리가 새롭게 배우는 부분도 많을 거다. 이러한 성장을 통해 앞으로 더욱 훌륭한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제공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넷플릭스 제공◇제2의 ‘오겜’ 우려…“잠재적 손실”
‘아리랑’ 생중계를 앞두고, 국내 산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국가 차원의 자원과 인프라가 해외 OTT 플랫폼의 신규 가입자 확보 수익 창출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중계의 음원·퍼포먼스 등 권리는 소속사 하이브와 아티스트 방탄소년단에게 귀속되는 형태로 알려졌다. 즉 넷플릭스를 통한 음원 수익과 부가가치는 국내로 환원된다. 그러나 VOD 등 생중계에서 파생된 콘텐츠의 소유권은 넷플릭스가 갖게 된다. 독점 중계인 만큼 이번 광화문 공연이 월드컵 중계처럼 전광판에서 공개되지도 않는다.
이에 재주는 한국이 부리고, 돈은 넷플릭스가 버는 제2의 ‘오징어 게임’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4일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넷플릭스의 단독 중계가 무엇을 시사하느냐. 전 세계인이 넷플릭스에 가입하지 않으면 방탄소년단 공연을 볼 수가 없다”고 토로하며 “토종 OTT 육성을 강조했지만 외국 기업에 대형 문화 이벤트 중계권이 넘어갔다. 국내 산업계가 겪을 잠재적 기회손실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OTT의 단독 중계는 국내 플랫폼의 경쟁력 확보를 어렵게 한다. 특히 핵심 IP 기반 대형 이벤트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가입자 유치 및 광고 수익 기회가 국외로 이전될 위험이 크다”며 “더욱이 국가 행정력이 동원되는 행사인 만큼 향후에는 재정·세제·인프라 인센티브 등 정책적 장치를 마련해 국내 콘텐츠 산업 생태계의 지속 가능성과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