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윤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41)은 한국이 미래 국제 스포츠 트렌드를 이끌 수 있는 리더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원 위원은 지난 17일 서울 송파구 대한체육회 선수위원 사무실에서 본지와 만나 선수위원으로서의 과제와 향후 한국 스포츠가 나아갈 길에 대해 이야기했다.
원윤종 위원은 봅슬레이 국가대표 선수 출신이다. 지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4인승 은메달을 따내며 썰매 종목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3번의 올림픽 출전을 끝으로 은퇴한 그는 지난달 17일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기간 IOC 선수위원으로 당선됐다.
IOC 선수위원은 스포츠 선수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스포츠 외교뿐 아니라 선수들의 권리 신장에 앞장서는 직책이다. 한국인으로는 문대성(태권도) 유승민(탁구)이 선수위원으로 활약한 바 있다.
동계 종목 출신으로는 최초의 길을 걷는 원윤종 위원은 “진정한 의미의 커리어 트랜지션(경력 전환)”이라며 “봅슬레이 선수를 시작할 때와 같은 느낌이다. 아무것도 몰랐지만, 선배들의 길을 따라 걷다 보니 또 다른 길이 열렸다”고 웃었다. 원 위원은 최근 국제아이스하키협회(IIHF)에서 조직된 그룹 미팅에 합류, 여성 선수 대표자의 비율을 높이는 방안을 모색하는 논의에 참가하는 등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향후 한국 스포츠의 국제 무대 영향력이 한층 커질 것이란 기대도 잇따른다. 원윤종 위원에 앞서, 김재열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회장이 올림픽 직전에 열린 IOC 총회에서 IOC 주요 의제를 결정하는 집행위원회 위원으로 당선됐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이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IOC 및 주요 국가올림픽위원회(NOC)와의 협력 기반을 한층 강화했다”고 평한 배경이다.
다소 생소하게 들릴 수도 있는 ‘스포츠 외교력’에 대해, 원윤종 위원은 “스포츠 트렌드를 빨리 접하고, 최종적으로는 국제 스포츠를 이끄는 리더가 되는 거”라고 말했다. 원 위원에 따르면 최근 IOC가 추구하는 방향성은 지속 가능성(Sustainability) 성평등(Gender Equality) 등이다.
원윤종 위원은 “IOC의 가이드라인을 빠르게 따르고, 각 국가 실정에 맞게 변화를 줘야 한다. 이어 단순히 국내 도입에 멈추지 않고, 우리가 트렌드를 이끌 수 있도록 하는 게 나와 우리 체육계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원윤종 위원에게 ‘K-스포츠’에 대해 질문했다. 그는 한국이 지닌 장단점을 짚어 답변했다.
먼저 장점으로는 “국내의 전국동계체육대회(동계체전)만 봐도, 각 지역 단체부터 소속팀까지 행정 체계가 잘 갖춰진 상태”라고 했다. 이어 “스포츠의 전문성을 익히고, 나중에 커리어 전환까지도 자연스럽게 이어갈 구조가 형성돼 있다. 이런 부분은 해외보다도 좋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반대로 단점에 대해선 “우리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고민”이라고 운을 뗀 뒤 “결국 종목 편중화다. 동계올림픽을 예로 들면, 우리는 빙상에 관심이 크다. 반대로 설상, 썰매는 그렇지 못하다. 역사도 짧고, 선수층도 부족하다”라고 말했다. 원 위원은 “한국의 시스템은 잘 갖춰져 있다고 본다. 결국 중요한 건 유소년 선수 육성이다. 유승민 회장도 이 부분을 많이 강조한다. 갖춰진 시스템에서, 선수를 육성해 종목 다변화의 기초를 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윤종 선수위원의 임기는 오는 2034년까지다. 앞서 선거 기간 하루도 빠짐없이 움직이며 많은 선수의 목소리를 들었던 것처럼, 마지막까지 꾸준함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다. 원 위원은 “선수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이 첫 번째 과제”라며 “한 걸음씩 나아가다 보면 새로운 과제가 주어질 것 같다. 단언코 얘기하지만, 정체돼 있지는 않을 거”라고 강조했다.
김우중 기자 ujkim50@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