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국가대표 임종언(19·고양시청)은 지난달 끝난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을 언급할 때마다 “아쉽다”고 곱씹었다. 그는 최소 2번의 올림픽에 더 나서서 이번 아쉬움을 털겠다는 다부진 계획을 전했다.
임종언은 20일 올림픽 파크텔에서 취재진과 만나 2025~26시즌 소회를 전했다. 그는 지난 17일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끝난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서 금메달 2개(1000m·1500m)를 목에 걸고 시니어 첫 시즌 마침표를 찍었다. ISU 신인왕,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은메달 1개(5000m 계주)와 동메달 1개(1000m)이라는 화려한 성과도 함께였다.
2025~26시즌 고등학생 신분으로 국가대표 선발전 종합 1위에 돌풍을 일으켰던 임종언이 이제는 세계 무대를 호령하는 대학생 새내기가 됐다. 시즌을 돌아본 그는 “처음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경기에 나섰다면, 시즌 마지막 무대였던 세계선수권에선 나에 대해 알아가며 처음과는 다른 경기를 펼쳤던 거 같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패기’로 레이스를 이어갔다면, 이제는 자신감을 얻고 더욱 생각하며 경기를 펼쳤다는 의미다. 지난달 13일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ㆍ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시상식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한국 임종언(오른쪽)이 금메달을 딴 네덜란드 옌스 판트 바우트(가운데), 중국 쑨룽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임종언에게 가장 아쉬웠던 순간은 단연 올림픽이었다. 그는 2개의 메달을 따냈지만, 가장 자신 있던 종목인 1500m 준준결승서 코너를 돌다 넘어져 메달 결정전에 오르지 못했다. 그는 “1500m를 내 주 종목이라 생각했다. 예기치 못하게 넘어지고 탈락하게 돼, 실망이 매우 컸다”고 돌아보며 “그때는 자신감보다는 긴장을 너무 많이 했다. 내가 하고 싶은 경기를 하지 못하고, 상대의 레이스만 쫓는 레이스를 했다. 아직도 매우 후회되는 순간”이라고 했다.
그만큼 세계선수권에서의 2관왕은 임종언에게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는 무대가 됐다. 올림픽서 경쟁한 윌리엄 단지누(캐나다) 옌스 판트바우트(네덜란드)와의 재대결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았다. 단지누는 올 시즌 월드투어 남자부 종합 1위, 판트바우트는 올림픽 3관왕의 실력자다. 그가 “올림픽에서의 한을 세계선수권에서 푼 거 같다”고 말한 배경이다.
올 시즌 자신에게 10점 만점 중 7점을 부여한 임종언은 “올림픽에서의 아쉬움 때문”이라며 “4년 뒤 금메달을 딴다면 남은 점수를 채울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임종언이 16일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2026 ISU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1000m 결승전서 우승해 개인전 2관왕에 성공했다. 사진=ISU 스스로 세운 독특한 계획도 소개했다. 임종언은 “황대헌(강원도청) 선수가 지금 내 나이 때 첫 번째 올림픽을 나섰다. 나도 황 선수만큼 28살에 3번째 올림픽에 나가고 싶다. 그 이후로도 된다면 더 나가고 싶고, 아니라면 후배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고 웃어 보였다.
대학(고려대 국제스포츠학부) 생활을 앞둔 임종언은 세계선수권 개인전 금메달로 차기 시즌 자동으로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그는 휴식기 기간 대학 생활과 소속팀(고양시청) 훈련을 병행할 예정이다. 임종언은 “사실 작년 이맘때 선발전을 위해 열심히 훈련하는 시기인데, 지금 너무 평화로워서 오히려 불안하다”면서 “대학에서 친구를 많이 사귀어 보고 싶다”는 바람도 전했다. 그는 대표팀 선배 신동민(고려대)의 도움을 받아 수강 신청에도 도전했으나, ‘인기 강의’ 신청에는 실패했다는 에피소드도 전했다. 특히 “다른 학생의 손이 더 빠르더라. 발로했다면 내가 더 잘했을 텐데”라고 농담했다.
끝으로 임종언은 “제일 먼저 故 송승우 선생님을 찾아뵐 예정이다. 또 소중한 은사인 백국군 코치님께도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