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타격할 때 배트 헤드를 최대한 뒤에 놓고 스윙하는 고명준. 지난 시즌 말미부터 배트보다 손이 먼저 돌아가는 동작을 수정하면서 장타 생산이 부쩍 늘었다. SSG 제공
폭발적인 장타력을 뽐내고 있는 고명준(24·SSG 랜더스)의 홈런 비결 중 하나는 '배트 헤드'다.
고명준은 29일 인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홈 경기에서 시즌 첫 연타석 홈런을 때려냈다. 정규시즌 개막 후 첫 2경기에서 홈런 2개를 기록하며 박건우(NC 다이노스) 손호영(롯데 자이언츠) 등과 함께 부문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이미 시범경기에서 6개(11경기)의 홈런을 쏘아 올리며 홈런왕에 올랐던 그는 상승세를 개막 2연전까지 이어가는 데 성공했다. 특히 지난 시즌 준플레이오프(준PO)에서 활약을 포함하면, 준PO·시범경기·정규시즌까지 최근 17경기에서 무려 11개의 홈런을 때려내는 괴력을 선보이고 있다.
고명준은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한 준PO에서 1차전 투런 홈런, 2차전 솔로 홈런에 이어 3차전 투런 홈런을 터뜨리며 3경기 연속 아치를 그려냈다. 포스트시즌(PS) 데뷔 3경기 연속 홈런은 1994년 김경기(당시 태평양 돌핀스) 이후 처음이자 역대 두 번째, 아울러 전신인 SK 와이번스 시절을 포함해 준PO 3경기 연속 홈런도 2005년 이호준(현 NC 다이노스 감독)에 이어 구단 역대 두 번째였다. 팀이 기대했던 중장거리 타자라는 평가를 넘어, 실제 경기에서는 그 이상의 파괴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 더 인상적이다.
29일 인천 KIA전에서 연타석 홈런을 폭발시킨 고명준. SSG 제공
이 같은 고명준의 홈런 증가 배경에는 '배트 헤드' 활용이 있다. 그는 배트 헤드를 최대한 뒤에 남겨두는 타격 메커니즘을 통해 타구의 질을 끌어올렸다고 설명한다. 홈런이 많이 늘어나기 시작한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연습하며 효과를 본 것이다. 고명준은 본지와 인터뷰에서 "(쉽게 설명해서) 타격할 때 손(손목)을 최대한 덜 쓰려고 한다. (스윙 동작에서) 손이 먼저 나가면 땅볼이 많이 나온다"며 "훈련할 때부터 (타격 타이밍이) 늦더라도 최대한 배트 헤드를 안 쓰려고 한다"고 말했다.
고명준은 2024시즌 땅볼/뜬공 비율(GO/FO)이 1.39로 땅볼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지난해 이 수치를 1.00까지 낮추는 데 성공했지만, 여전히 땅볼 성향이 남아 있었다. 이에 그는 올 시즌 배트 헤드 유지에 더 집중하며 타구 비거리 향상까지 끌어내고 있다. 그런 면에서 29일 나온 시즌 첫 홈런은 인상적이었다. 고명준은 KIA 오른손 투수 황동하의 직구를 잡아당겨 왼쪽 폴을 직격했다. 이전처럼 타격 시 손이 먼저 돌아갔다면 폴을 벗어났을 가능성이 컸지만, 배트 헤드를 최대한 뒤에 남기려고 의식한 덕분에 인플레이 타구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고명준은 "(몸의) 회전을 더 신경 쓰고 있다. 이전에는 배트에 공이 점으로 맞았다면 지금은 면으로 맞는 면적이 넓어진 거 같다"며 "덕분에 타구가 멀리 날아갈 수 있는 거 같다"고 반겼다.
올 시즌 개인 30홈런을 목표로 내세운 고명준. 시즌 첫 2경기에서 홈런 2개를 기록했다. SSG 제공
고명준은 주전으로 도약한 2024년 11홈런, 지난 시즌 17홈런을 때려냈다. 이숭용 SSG 감독은 "명준이는 이제 (풀타임) 3년째다. 난 3년 차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명준이에게 박하게 말하지만, 충분한 자질이 있다. 한 시즌 홈런 30개 이상을 칠 수 있는 선수"라고 말했다. 기술적인 변화와 함께 폭발적인 장타력을 장착한 고명준이 올 시즌 어떤 활약을 이어갈지 기대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