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오정세가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 첫 방송부터 강렬한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지난 18일 첫 방송된 JTBC 토일드라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이하 ‘모자무싸’)에서 오정세는 잘나가는 영화감독 박경세 역으로 분해 극의 포문을 열었다. 잘난 친구들 사이에서 뒤처졌다는 감정에 사로잡혀 시기와 질투로 괴로워하는 인물의 내면을 밀도 있게 그려내며 초반부터 몰입을 끌어올렸다.
이날 방송에서 경세는 짜증이 가득한 얼굴로 노트북을 두드리며 등장, 20년 지기 황동만(구교환)을 향한 뒤틀린 감정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동만을 향한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국민 스트레스 관리반’이라는 극단적인 설정의 이야기를 구상할 만큼 그의 혐오감은 깊게 자리 잡은 상태였다. 친구 이기리(배명진)에게 동만의 일화를 털어놓으며 격한 반응을 보이고, 거친 호흡으로 신랄하게 비난하는 모습은 웃음을 자아내면서도 캐릭터의 감정선을 설득력 있게 전달했다.
특히 오정세는 업계 내 입지 차이가 분명함에도 동만 앞에서 쉽게 흔들리는 경세의 복합적인 심리를 섬세하게 풀어냈다. 영화 ‘팔 없는 둘째 누나’ 개봉 축하 자리에서는 동만의 행동을 못마땅하게 바라보다가도, 상상 속에서 반복적으로 되살아나는 동만의 모습에 기겁하는 등 과장과 현실을 오가는 감정 변화를 입체적으로 표현했다. 결국 동만의 비꼬는 한마디에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장면 역시 두 인물의 관계성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후반부에서는 더욱 적나라한 경세의 내면이 드러났다. 자신의 영화에 동만이 남긴 듯한 악평을 접한 뒤 분노를 참지 못하고 돌발 행동을 이어가는가 하면, 행인에게 화풀이를 하려다 표지판에 부딪히는 등 찌질하면서도 인간적인 면모로 웃음을 더했다.
이처럼 오정세는 ‘성공한 감독’이라는 겉모습과 대비되는 열등감과 분노, 유치함까지 폭넓게 표현하며 박경세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완성했다. 첫 회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긴 가운데, 동만과의 뒤틀린 관계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기대가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