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팬 조강헌 씨가 19일 수원월드컵경기장 내 수원 스토어에서 구입한 일간스포츠 지면을 들어 보이고 있다. 수원=이건 기자 ‘박지성, 서정원, 김진우, 데니스….’
수원 삼성 레전드 팀과 더 오리지널FC(OGFC)의 레전드 매치가 지난 1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명문’ 수원의 전성기를 이끈 2000년대 선수들은 물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출신 선수들이 집결했다.
킥오프 전부터 수원월드컵경기장 인근에는 그 시절 유니폼을 입은 팬들의 모습이 많았다. 특히 수원 특유의 ‘용비늘’ 유니폼에 서정원, 데니스 등 1990년 후반부터 2000년대까지 수원의 핵심 선수 이름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수원 팬 커뮤니티에서 ‘관켈메13’으로 활동하는 한 팬은 가족과 함께 경기장을 찾았다. 그는 “2000년도 올드 유니폼을 입고 왔다. 당시 서정원 선수의 사인이 담긴 유니폼이다. 서정원 감독님을 다시 한번 빅버드(수원월드컵경기장의 애칭)에서 뵙게 됐는데, 감동이 밀려온다. 아내는 데니스 선수의 유니폼을 입었다”고 자랑스레 말했다.
1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OGFC와 수원의 레전드 매치에 나선 에브라(왼쪽부터) 비디치, 퍼디난드, 하파엘. 사진=슛포러브 OGFC 소속 선수들의 현역 시절 유니폼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2006년부터 2016년까지 사용된 ‘바클레이’ 프리미어리그 로고를 접할 수 있었다. 대부분의 OGFC 소속 선수들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서 활약한 기간 착용한 그 로고였다. 팬들은 리오 퍼디난드(잉글랜드) 네마냐 비디치(세르비아) 에드윈 판 데르 사르(네덜란드) 라이언 긱스(웨일스) 디미타르 베르바토프(불가리아) 파트리스 에브라(프랑스) 등 자신이 선호하는 마킹을 달고 경기장을 찾았다.
이날 적잖은 팬들의 손엔 수원과 OGFC 경기를 프리뷰하는 신문이 들려 있었다. 지난 16일 자 제16884호 일간스포츠였다. 경기에 출전하는 수원 선수들의 당시 사진과 OGFC 소속 선수들의 모습이 담겼다. 경기장 내 스토어에 방문한 팬들은 경기 관람을 기념해 저마다 수원 굿즈를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섰다. 수원 팬 조강헌 씨는 “두 팀의 레전드 선수가 나오는 경기에 왔으니, 이를 기념해 신문을 구입했다”면서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던 고종수 선수를 가장 보고 싶다”며 웃었다.
본 경기 직전에는 이색적인 명단 공개가 이어졌다. 그라운드 위 흰색 천에 낙서를 한 듯한 그림으로 명단을 소개한 것이다. 과거 학생들이 공책을 펴고 자신만의 라인업을 꾸린 모습이었다. 소개되는 선수들은 직접 자기 이름이 적힌 위치로 이동한 뒤 팬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레전드 매치에서 웃은 건 수원이었다. 열성적이기로 소문난 홈 팬의 응원을 받은 수원은 ‘작은 거인’ 산토스(브라질)의 결승 골을 앞세워 OGFC를 1-0으로 제압했다. 퍼디난드는 “수원 팬들의 응원은 경기 내내 대단했다”면서 “음성은 물론, 시각적으로도 계속 느낄 수 있었다. 경기 후에도 비디치와 함께 감탄했다”고 박수를 보냈다.
1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과 OGFC의 레전드 매치 전경. 경기 전 흰색 천 위에 낙서한 듯한 연출로 선수 명단을 소개 중인 모습. 사진=슛포러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