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열은 최근 NC 타선의 해결사로 떠올랐다. 지난 26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대타 결승 투런 홈런을 쏘아 올린 그는 28일 창원 KIA 타이거즈전에서도 결승타를 터뜨렸다. 두 경기 연속 팀 승리를 이끌며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 이호준 감독은 안중열에 대해 "공배합과 디펜스(수비)를 잘해주고 있다"고 평가한다. 포수로서 기본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는 의미. 그런데 최근 타석에서 보여주는 번뜩이는 집중력은 그 이상의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다.
안중열은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사실상 전력 외 자원으로 분류됐다. 국가대표 포수 김형준의 백업 자리를 두고 김정호와 경쟁했지만, 우선순위에서 밀리며 퓨처스(2군)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해야 했다. 2015년 데뷔 이후 줄곧 '수비형 포수'라는 꼬리표도 따라붙었다. 2023년에는 타율 0.195(77경기)에 그쳤고, 지난 시즌 역시 타율 0.143(33경기)로 부진했다. 올해 첫 8경기 타율도 0.231(13타수 3안타)에 머문다. 수치만 놓고 보면 눈에 띄는 성적은 아니다. 하지만 숫자로 설명되지 않는 장면들이 쌓이고 있다.
수비에서도 노련하게 젊은 투수들을 이끄는 안중열. NC 제공
안중열은 프로에서 산전수전을 모두 겪었다. 201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KT 위즈의 지명받은 그는, 이듬해 5월 투수 박세웅이 포함된 대형 트레이드로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었다. 이른 시기에 팀을 옮기며 적잖은 변화를 경험했다. 2022년 12월에는 자유계약선수(FA)로 이적한 내야수 노진혁의 보상선수로 NC에 합류했다.
그러나 2군에 머문 시간이 길었다. 1군 무대를 밟지 못한 것은 아니지만, 존재감을 남기기에는 부족했다. 안중열은 "어느새 30대가 넘어가고 좋은 후배들이 올라오는 걸 보니까, 20대 때는 잘하려고 했던 마음이 강했던 거 같더라"며 "내가 가진 걸 다 표현하지도, 보여주지도 못했다. 지금은 그런 마음보다는 하루, 1년씩 쌓아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따라오지 않을까 한다. 그렇게 생각하니까 스트레스도 덜 받는다"고 말했다.
요즘 그라운드에서 '행복 야구'를 보여주고 있는 포수 안중열. NC 제공
NC는 현재 김형준의 손목 상태가 좋지 않다. 선발 출전 횟수가 크게 줄어들면서 '백업 자원'의 역할이 확대됐다. 스스로를 '하루살이'에 빗대는 안중열도 대안 중 하나다. 그는 "평생 야구할 수 없지 않나. 하루하루 감사하면서 살고 있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