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KIA 타이거즈를 상대한 류현진(39·한화 이글스)는 평소보다 더 굳은 표정으로 마운드에 섰다. 조금도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6일 KIA전에서 역투하는 류현진. 한화 제공 연패를 끊고 밝은 표정으로 동료들과 하이파이브하는 류현진. 한화 제공 이 경기 전까지 한화는 KIA전 4연패, 최근 2연패 중이었다. KIA 선발은 전날까지 4승 1패 평균자책점 1.64를 기록한 애덤 올러. 무엇보다 한화는 마운드가 붕괴된 상태였다. 마무리 김서현은 끝모를 부진으로 퓨처스(2군)팀아 가 있다. 외국인 윌켈 에르난데스(팔꿈치 염증)와 오웬 화이트(햄스트링 파열)가 이탈한 데 이어 4일에는 문동주(어깨 수술 예정)가 시즌 아웃됐다.
벼랑 끝에 선 류현진은 정교한 제구와 현란한 공배합으로 전날 12득점을 올린 KIA 타선을 봉쇄했다. 6이닝 동안 삼진 8개를 잡아내며 4피안타 1실점, 시즌 3승(2패)째를 올렸다. 한화로서는 천금 같은 승리였다.
류현진은 직전 등판이었던 4월 30일 SSG 랜더스전에서 5회까지 퍼펙트 게임을 펼쳤다. 그러다 투구 수가 많아지자 6회 난타(6실점 4자책점)를 당해 패전 투수가 됐다. 불펜이 무너진 상황에서 류현진을 '구원'할 투수가 없었다.
그래서인지 류현진은 KIA전에서 더 진중했다. 7-0이던 6회 2사 후 아데를린 로드리게스에게 솔로포를 맞기 전까지 완벽한 투구를 이어갔다. 결국 그는 7-2 승리를 이끌고 연패를 끊었다.
2006년 류현진은 그해 신인왕과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하며 KBO리그를 강타했다. 21세기 한국에서 나온 최고의 투수였지만, 매년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는 한화에서 '소년 가장'으로 불렸다. 메이저리그(MLB)에서 타선과 수비, 불펜의 도움을 받았을 땐 류현진은 사이영상 2위(2019년 내셔널리그)에 오르기도 했다.
11년간의 미국 생활을 마치고 2024년 한화로 돌아온 그는 가장의 무게를 내려놓는 듯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코디 폰세-라이언 와이스에 이어 3선발로 뛰며 한국시리즈 마운드에 섰다. 그러나 '원투 펀치'가 MLB에 진출한 2025년, 그의 역할은 다시 가장이다. 중년이 된 그는 여전히 악전고투 중이다.
KIA전 승리로 류현진은 KBO리그 120승 고지에 올랐다.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그에게 쉬운 승리는 거의 없었다. 류현진은 "최근 5회까지 잘 던져도 6~7회 안 좋았던 적이 많았다. 그래서 더 집중하려 했다"며 "연패 기간 (팀 분위기가) 다운돼 있었는데, 오늘을 계기로 선수들이 힘을 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