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일간스포츠 DB·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강동원이 데뷔 23년 만에 파격 변신을 감행했다. 한층 깊어진 코미디 감각과 낯선 비주얼로 캐릭터를 주조하며, ‘와일드 씽’을 웃음과 페이소스가 공존하는 휴먼 코미디로 완성해 냈다.
내달 2일 개봉하는 ‘와일드 씽’은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 혼성 댄스 그룹이 가요계의 지형도를 재편했던 시절을 배경으로 한다. 영화는 당시 정상을 달렸던 트라이앵글의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화려한 조명이 꺼진 뒤 별 볼 일 없는 일상을 버텨내던 이들이 다시 한번 생애 가장 뜨거운 무대를 향해 몸을 던지는 과정을 그린다.
극중 강동원은 현우를 연기했다. 윈드밀과 헤드스핀으로 비보이 신을 평정한 자칭 D.M(댄스머신)으로, 박 대표(신하균)의 눈에 들어 3인조 혼성그룹 트라이앵글로 데뷔하게 되는 인물이다. 트라이앵글은 데뷔와 동시에 음악 프로그램 1위를 장악하지만, 2집이 표절 시비에 휩싸이며 해체된다. 이후 현우의 인지도는 바닥을 치고, 그는 예능과 행사를 전전하는 ‘생계 머신’으로 전락한다.
‘와일드 씽’은 강동원의 코믹 연기를 동력 삼아 가는 작품이다. 앞서 ‘전우치’, ‘검사외전’ 등에서 보여줬던 그의 희극적 재능은 이 작품에서 만개한다. 강동원은 캐릭터 특유의 껄렁함과 뺀질거림, 그 이면에 숨겨진 순수한 열정 등 인물의 다층적인 속성을 유연하게 체화한다. 동시에 과거의 영광과 비루한 현실 사이에서 방황하는 현우의 입체적인 서사를 설득력 있게 연결하며 이야기의 부피감을 키운다.
‘와일드 씽’ 스틸 /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시각적 요소 또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강동원은 그간 필모그래피에서 본 적 없는 생경하면서도 강렬한 아우라로 관객의 시선을 압도한다. 투블럭 중단발에 반다나를 두르고 오버사이즈 힙합룩을 걸친 외양은 1세대 아이돌 팬덤의 향수를 자극한다. 무엇보다 물리적 시간을 비껴간 듯한 강동원의 얼굴은 어떠한 대사나 설정 없이 캐릭터에 즉각적인 설득력을 부여한다.
춤 실력도 볼거리 중 하나다. 강동원은 캐릭터 싱크로율을 위해 5개월간 고강도 안무 트레이닝을 거치며 헤드스핀, 브레이크 댄스 등을 직접 소화했다. 그는 “힙합에 대한 이해도가 0인 내가 이 춤을 추면 얼마나 웃길까 싶었다. 관객들이 짠하면서도 웃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며 “하지만 막상 해보니 지금까지 배웠던 것 중 제일 힘들었다. 이번 작품을 촬영하며 아이돌에게 존경심이 생겼다”고 털어놨다.
연출을 맡은 손재곤 감독은 타고난 재능에 노력까지 겸한 강동원의 열연에 연신 엄지를 치켜세웠다. 손 감독은 “모든 감독이 한 번쯤은 강동원을 주인공으로 작품을 구상했을 것”이라며 “작품 전체를 보는 눈이 매우 정확한 배우다. 특히 영화의 음악, 안무, 스타일 전반에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내며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고 만족감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