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원년 구단인 LG 트윈스는 수많은 스타 플레이어를 배출했지만, 정작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수상자는 한 명도 없었다. 그런 가운데 4년 차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33)이 구단 역사상 첫 MVP에 도전하는 의미 있는 발걸음을 이어가고 있다.
올 시즌 오스틴의 활약은 압도적이다. 17일 기준으로 67경기에 출전한 그는 타율 0.351(265타수 93안타) 20홈런 56득점 64타점을 기록 중이다. 출루율(0.422)과 장타율(0.657)을 합한 OPS가 무려 1.079로 리그 전체 1위. 이밖에 득점권 타율이 0.421로 3위, 득점 2위, 최다안타 2위, 타점 2위 등 대부분의 공격 지표가 리그 최상위 수준이다.
16일 광주 KIA전에서 시즌 20홈런 고지를 밟은 오스틴. LG 제공
오스틴은 현재 LG의 선두 질주를 이끄는 핵심 자원. 타석에서는 뚜렷한 약점을 찾기 어려운 '무결점 타자'로 통한다. 한 구단 전력분석 관계자는 "외국인 타자들은 특정 구종(변화구)에 약점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은데 오스틴은 예외다. 사실상 모든 구종을 쳐낼 수 있는 타자이면서 찬스에도 무척 강하다"고 말했다. 이미 뛰어난 타격 기술을 갖춘 데다 KBO리그 적응까지 마치면서 상대 팀 입장에서는 더욱 까다로운 타자로 자리매김했다.
사령탑의 기대도 크다. 염경엽 감독은 최근 "우리 팀은 MVP도, 홈런왕도 한 번도 없었다. 오스틴이 했으면 좋겠다"고 공개적으로 응원을 보냈다. 이를 위해 철저한 체력 관리도 병행하고 있다. 염 감독은 오스틴이 시즌 막판까지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일주일에 한두 차례 지명타자로 기용하며 부담을 줄이고 있다. 그 공백은 천성호와 문정빈 등이 번갈아 메우고 있다. 상대 투수의 전력에 따라 두 선수를 교차 기용 중이다.
1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SSG 랜더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5회말 1사 만루 LG 오스틴이 만루 홈런을 치고 있다. 2026.6.10 [연합뉴스]
염경엽 감독은 "지치지 않아야 좋은 컨디션으로 계속 성적을 낼 수 있다"며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MVP 레이스의 최대 변수는 결국 홈런왕 타이틀이다. 오스틴이 홈런 경쟁에서 정상에 오른다면 LG 구단 역사상 첫 홈런왕이 되는 동시에 MVP 경쟁에서도 강력한 플러스 요인을 확보할 수 있다. LG의 오랜 염원인 첫 MVP. 오스틴의 방망이가 시즌 끝까지 뜨겁게 달아오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