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통을 자양분 삼는 윤동희. 그의 2026년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IS포토 "선택받은 자리에 어울리는 선수라는 걸 보여줄 것."
프로 데뷔 뒤 가장 아픈 성장통을 겪고 있는 윤동희(23·롯데 자이언츠)가 재도약 의지를 드러냈다.
윤동희는 지난달 중순 낙상으로 골반을 다쳐 3주 동안 재활 치료를 받았다. 다른 주축 타자 한동희도 옆구리 부상으로 이탈한 탓에 롯데는 공격력이 크게 떨어졌고, 결국 지난 14일 LG 트윈스전 패전 뒤엔 최하위까지 떨어졌다.
윤동희는 롯데에 상징적인 선수다. 2023시즌 존재감을 알린 그는 그해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AG) 대표팀에 선발되며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2024 KBO리그 정규시즌에서도 더 높아진 타율(0.293)과 많아진 홈런(14개)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지난 시즌에는 부상으로 제 기량을 펼치지 못했지만, 그의 가치는 보합으로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올 시즌은 부상 전까지 출전한 30경기에서 타율 0.204에 그쳤다. 이런 상황에서 불운 탓에 부상까지 당했다.
지난 17일 인천 SSG 랜더스전을 앞두고 1군에 복귀한 윤동희는 "부상 사유가 무엇이든 내 부주의 탓에 일어난 일이다. 성적이 좋지 못해 반등이 필요한 시점에 이런 부상을 당해 자신에게도 화가 났다. 팀 상황도 좋지 못해 자책감이 컸다"라고 돌아봤다.
자신은 돌아보는 시간을 가진 윤동희다. 팀 성적 하락을 100% 자신의 탓으로 돌리는 건 자의식 과잉이라고 보면서도, 프로 스포츠 선수로서 더 큰 책임감을 갖고 그 연장선에서 몸 관리도 경각심이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좀처럼 겪지 않는 일로 부상까지 당한 건 큰 틀에서 멘털 관리 노하우가 부족했다고 볼 수 있다. 결국 남은 시즌도 화두는 강한 심장을 갖는 것이다. 윤동희는 "누구나 안 좋을 때가 오는데 그 시기 잘 대처하고 이겨내는 게 선수의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올해는 그런 부분에서 미숙했던 게 사실이다. 조바심을 냈다"라고 돌아보며 "'무조건 잘할 것'이라는 마음을 갖고 야구를 해야겠지만, 설령 결과가 따라주지 않더라도 마음을 잘 다스리기 위해서 더 노력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동희는 지난 11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발표한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AG) 야구 국가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항저우 AG, 프리미어12 등 젊은 선수 중심으로 구성된 대표팀에 연달아 이름을 올렸던 윤동희이지만, 올 시즌은 성적이 좋지 않고 최종 엔트리 발표 시점에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이라 승선이 불발될 것으로 보였다. 야구팬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윤동희는 이미 국제대회에서 처음 보는 투수들의 공을 잘 공략하는 타자라는 걸 증명했다. 아이치·나고야 AG에 출전할 것으로 보이는 대만 에이스급 투수와의 승부에서도 좋은 타격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장타자 안현민(KT 위즈)이 빠지면서, 외야진에 오른손 강타자가 필요했다. 몸 상태만 문제없다면 윤동희의 승선은 문제가 없다.
여론을 알고 있을까. 윤동희도 AG 대표팀 승선에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그는 "선수로서 한 번 출전할 수 있을까 말까 한 국제대회이고, 대표팀도 영광스러운 자리다. (반대 여론도) 내가 잘하지 못한 탓이라 그렇게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 게 당연하다. 그런 상황 속에서 이겨내보겠다. 선택받은 자리에 어울리는 사람이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 더 긍정적인 마인드로 복귀를 준비했다"라고 말했다.
윤동희의 봄은 추웠다. 하지만 이제 여름이다. 가을에는 웃으려 한다. 그는 "(부상 공백기 탓에) 다른 선수들보다 시즌이 짧아졌기에 한 경기 한 경기 더 소중하다. 나 자신에게 집중해 후회를 남기지 않겠다. 그게 가장 큰 목표"라고 눈을 반짝였다. 윤동희의 자책은 자양분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