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2년 차 공격수 조상혁(22·포항 스틸러스)에게 지난달 터뜨렸던 동해안 더비 결승 골에 대해 묻자 이같이 답했다. 과거에 몰입하기보다, 앞으로의 미래에 더 집중하겠다는 마음가짐이었다.
조상혁은 최근 경북 포항의 송라클럽하우스에서 본지와 만나 시즌 전반기를 돌아보며 ‘이달의 영플레이어상’ 수상 소감을 전했다. 그는 지난 5일 프로축구연맹 기술위원회 산하 기술연구그룹(TSG) 선정 5월 ‘이달의 영플레이어’로 뽑혔다.
당시 조상혁은 5월 전 경기(5경기) 출전해 2골 1도움을 올렸다. 특히 지난달 2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울산 HD와의 ‘동해안 더비’서 교체 출전, 후반 추가시간 팀의 승리를 이끄는 결승 골을 터뜨렸다. 이후 울산전을 포함해 1골 1도움을 더하며 최고의 5월을 보냈다. 데뷔 첫해 25경기서 쌓은 공격 포인트가 3개(2골1도움)인데, 단 7경기 만에 타이 기록을 이뤘다. 올 시즌 초반 B팀에 머물고, 출전 기회가 적었던 만큼 아쉬움을 단번에 터는 활약이었다. 그는 이호재(26)와 함께 팀에서 기대를 거는 장신 최전방 공격수다.
조상혁은 “사실 데뷔 시즌 중반 이후부터는 기회를 부여받고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올 시즌에도 비슷했다”고 반성하며 “내가 생각했을 때 사람은 밑바닥을 한번 찍고 와야 한다고 본다. 그런 성장 과정을 소화하는 중”이라고 돌아봤다.
기자가 부진 극복에 대한 방법을 묻자, 조상혁은 “스스로 반성도 했고, 또 당시 팀에 퇴장 같은 변수가 많았다. 소위 말해 ‘운이 없다’고 진단했다. 어차피 완벽한 기회와 순간은 없지 않나. 그저 다시 감독님으로부터 기회를 받았을 때 준비돼 있어야 하니 거기에만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선배이자 경쟁자인 이호재의 존재는 조상혁에게도 큰 힘이다. 조상혁은 “언젠가 뛰어넘어야 할 선수”라며 “나보다 훨씬 전부터 이런 성장 과정을 겪었을 거다. 당연히 그런 시간을 존중하고, 경험 있는 선수로부터 많이 배우고 있다”라고 말했다. 특히 “함께하는 시간 동안 이호재 선수의 여러 장점을 최대한 빼먹을 거”라고 당차게 웃었다.
한편 조상혁이 이번에 수상한 ‘이달의 영플레이어상’은 그가 프로 데뷔 후 받은 첫 상이기도 했다. 분명 기쁜 순간이기도 했지만, 그에게는 또 하나의 과제가 됐다. 그는 “분명 자신감은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다시 경기력이 떨어지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지난달 2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울산과의 동해안 더비서 결승 골을 넣고 환호하는 포항 조상혁(앞). 사진=프로축구연맹
조상혁이 언급한 건 울산과의 동해안 더비서 터뜨린 결승 골이었다. 그는 “포항 선수라면 동해안 더비는 결코 쉽게 넘길 수 있는 경기가 아니”라며 “그 경기에서의 득점 덕분에 내가 또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잊을 수 없는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조상혁은 당시 득점 장면을 수없이 돌려봤다고 고백하면서도, ‘재감상’은 딱 하루만 더 봤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여러 감정이 교차했다. 소셜미디어(SNS)를 통해선 내가 보지 않더라도 계속 올라오더라”고 돌아보며 “당일까지는 너무 기쁘기만 했다. 그런데 하루가 지나니까, ‘어차피 지난 일이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대단했지만, 여기에 너무 얽매이지 않기로 했다. 지나간 시간으로 보내주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덤덤히 말했다.
“나는 타협하는 걸 싫어한다”고 밝힌 조상혁은 “분명 자신감이 올라간 순간이었지만, 안일해질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지나간 시간으로 남겨두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조상혁이 생각하는 자신의 다음 단계는 무엇일까. 그는 “내 한계가 어디까지일지 시험해 보고 싶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특히 향후 목표로는 “나는 반드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 뛸 거”라고 말했다.
끝으로 조상혁이 밝힌 자신의 이상향 중 하나는 노르웨이 출신 공격수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이다. 그는 “결국 공격수는 골로 증명해야 한다. 옛날부터 키가 크다는 이유로 헤더만 시키는 타겟 역할을 싫어했다. 나는 과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 나스르)를 우상으로 삼기도 했다”며 “단순히 골을 받아먹기만 하는 게 아니라, 득점을 만들어낼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