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NC 2026' 티저 영상. 유튜브 캡처 2026 북중미 월드컵의 열기가 고조된 6월, 서울에서 글로벌 e스포츠 축제가 막을 올린다. 크래프톤의 대표작 '펍지: 배틀그라운드'의 글로벌 국가대항전인 '펍지 네이션스 컵(PNC) 2026'이 6월 23일 공식 개막한다.
서울시가 후원하는 이번 대회에는 전 세계 24개국에서 선발된 선수 120명이 출전한다. 대회는 23일부터 24일까지 성수동 '펍지 성수'에서 서바이벌 스테이지를 진행한 뒤, 26일부터 28일까지 장충체육관에서 그랜드 파이널을 치르는 일정이다. 결승 무대인 장충체육관은 지난 2019년 첫 PNC 대회가 개최된 곳으로, 7년 만에 다시 결승전 장소로 지정됐다.
벌써 흥행 조짐이 포착됐다. 그랜드 파이널 첫날 티켓은 예매 시작 10분 만에 매진됐으며, 대회 전 기간 입장권 역시 전석 매진을 기록해 사흘간 약 5000명의 관람객이 현장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e스포츠판 월드컵' 위상 과시
최근 e스포츠는 국가대표 종목으로 자리를 잡는 분위기다. 오는 9월 개최를 앞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e스포츠는 총 11개의 정식 메달 종목으로 치러진다. 한국 대표팀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을 비롯한 9개 종목에 출전한다. e스포츠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시범 종목으로 첫선을 보인 후, 2023년 항저우 대회에서 첫 정식 메달 종목이 됐으며 이번이 두 번째 정식 종목 채택이다. 국가대표 선발 시스템과 메달 경쟁 체제 등 기존 스포츠의 제도적 틀이 e스포츠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양상이다.
PNC의 가장 큰 특징은 소속 프로팀 단위가 아닌 국가대표 자격으로 경기를 치른다는 점이다. 자국 최정상급 선수들로 대표팀을 구성하기 때문에, 세부 규칙을 모르는 일반 시청자도 국가 간 대결 구도만으로 경기에 쉽게 몰입할 수 있다. 선수 자격 검증과 대표팀 선발 과정에는 국제 스포츠 대회의 기준이 그대로 반영된다.
이번 대회의 흥행세는 지표로 증명된다. PNC의 최고 동시 시청자 수는 2023년 23만명에서 2024년 51만명, 2025년 약 82만명으로 2년 만에 급증했다. 같은 기간 총시청 횟수 역시 447만회에서 1378만회로 약 3배 증가했으며, 전 세계 400개 이상의 채널에서 동시 송출됐다.
'PNC 2025'에서 우승을 차지한 베트남 대표팀. 크래프톤 제공
이처럼 한국이 e스포츠 시장을 선도해 온 배경에는 독특한 문화적 토양이 깔려 있다. 1990년대 말 PC 게임의 폭발적 인기와 전국적인 PC방 인프라가 초동 기반이 됐다. 한국은 세계 최초로 프로게임 리그를 창설하고 체계적인 운영 노하우를 쌓았으며, 2000년대 후반 '스타크래프트' 리그 시절에는 대기업들이 프로팀 후원에 나서며 산업의 기틀을 정립했다.
과거 비주류 문화로 인식되던 프로게이머는 현재 청소년층이 선호하는 주요 직업군 중 하나가 됐다. 이를 대변하는 상징적 인물이 '리그 오브 레전드'의 이상혁(페이커)이다.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인 이상혁은 오는 9월 아시안게임 2연패에 도전하는 국가대표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항저우 대회 당시에는 공항에 수백명의 현지 팬들이 몰리기도 했다.
'청년 문화·산업'으로 인식 바뀐 게임
이러한 변화는 게임을 바라보는 사회적 패러다임이 '규제' 중심에서 '산업 및 문화' 중심으로 이동하는 데 한몫했다. 지난해 12월 국회에서는 여야 의원 공동 주최로 국제 e스포츠 대회 유치 방안을 논의하는 토론회가 열렸으며 학계·체육계·정부 관계자가 동참했다. e스포츠를 청년층의 주류 문화이자 국가 성장 산업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산한 결과다.
서울시는 이 흐름의 핵심 거점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PNC는 최근 3년 연속 서울에서 개최되고 있으며, 올해는 서울시가 공식 후원사로 참여해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더했다. 서울시와 크래프톤은 그간 축적된 대형 국제 대회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e스포츠의 대중성 강화와 글로벌 시장 내 영향력 확대를 지속 추진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