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컵을 들어 올린 기세를 몰아 곧바로 프랑스행 비행기에 올랐다. 우승의 기쁨을 만끽할 새도 없이 당일 밤 출국하는 강행군이지만, 우승보다 더 값진 '샷감 회복'을 무기 삼아 메이저 대회 정조준에 나선다.
김효주는 5일 인천 청라 베어즈베스트 골프클럽(미국·오스트랄아시아 코스, 파72)에서 막을 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롯데 오픈에서 최종 합계 15언더파 273타로 역전 우승했다.
지난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 대회인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을 치르고 귀국해 개막 이틀 전에야 한국에 도착하는 빡빡한 일정이었다. 그러나 최종 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낚아내는 무결점 플레이를 선보이며, 체력적인 한계 속에서도 정교함을 잃지 않았다.
이번 우승으로 김효주는 시즌 4승째를 거뒀다. 지난 3월 포티넷 파운더스컵과 4월 포드 챔피언십에서 LPGA 2승을 수확한 데 이어, 5월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과 이번 대회 우승으로 KLPGA 2승을 추가하며 올 시즌 출전한 KLPGA 투어 전승 기록을 이어갔다.
5일 롯데 오픈에서 우승한 김효주. 사진=KLPGA 제공
지난 4월 이후 두 달여 간 미국 무대 우승이 없었으나, 이번 대회로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우승 직후 김효주는 "이번 우승으로 지난주보다 샷감이 많이 돌아왔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그의 시선은 이미 다음 무대인 LPGA 투어 메이저 대회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을 향해 있다. 김효주는 "오늘 밤 비행기를 타야 해서 피곤하고 힘들 것 같다는 걱정은 든다"면서도 "월요일과 화요일에 잘 쉬면 목요일 본 경기에는 포커스를 맞출 수 있을 것"이라며 담담하게 출사표를 냈다.
에비앙 챔피언십은 김효주에게 각별한 의미가 있는 대회다. 2014년 KLPGA 상금 순위 자격으로 초청받아 출전해 첫 메이저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 무대에 이름을 각인시켰다. 이후에도 2019년 공동 2위, 2022년 공동 3위에 오르는 등 유독 이 대회에서 강한 면모를 보였다.
5일 롯데 오픈에서 우승한 김효주. 사진=KLPGA 제공
김효주는 당시보다 더 단단해졌다. 꾸준한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다져진 체력과 성적에 얽매이지 않는 특유의 여유로운 멘탈이 더해졌다. 그는 "주변에서 '회춘했다', '나이가 들었는데 거리가 늘고 골프가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듣는다"며 "좋아하는 골프를 더 잘하기 위해 노력하기 때문에 어릴 때보다 기량이 좋아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시즌 전반기에만 국내외 투어 합작 4승을 수확하며, 한 시즌 5승을 거뒀던 2014년 전성기의 페이스를 재현하고 있다. 김효주는 "당시보다 지금의 골프가 더 성숙해진 느낌을 받는다"며 "스스로 그때의 기록을 뛰어넘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남은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