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뗑킴 협업 제품을 착용한 LG 김영우. LG 제공 야구 굿즈를 경기장에서만 입는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일상까지 스며들었다.
오는 20일부터 LG 트윈스가 마뗑킴과 협업한 상품을 판매한다고 밝혀 팬들의 관심이 뜨겁다. 마뗑킴 특유의 감각적인 스타일을 구단 정체성과 조화롭게 녹여낸 의류와 액세서리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LG 구단 관계자는 "2030 여성 팬과의 접점을 확대하고, 야구장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자연스럽게 착용할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 MD를 선보이기 위해 이번 협업을 기획했다"며 "국내 대표 K-패션 브랜드 마뗑킴의 아이덴티티를 접목해 구단의 젊고 세련된 이미지를 강화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단순히 로고를 결합하는 데 그치지 않고 마지막 시즌을 맞은 잠실야구장의 전경과 덕아웃, 응원석의 감성을 담아 디자인에 스토리텔링을 더했다"며 "선수들의 땀과 열정을 상징하는 '흙먼지'와 'SEOUL', 'V5' 등의 키워드를 마뗑킴만의 감성으로 재해석했다"고 덧붙였다.
LG 트윈스x마뗑킴. LG 제공 KBO 패션 협업은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망그러진 곰' 등 인기 캐릭터가 굿즈 시장을 이끌었다면, 최근에는 패션 브랜드가 새로운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삼성 라이온즈다. 삼성은 지난해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산산기어와 협업해 큰 화제를 모았다. 지난 2월 출시한 첫 번째 컬렉션 'BORN IN BLUE'는 온라인 거래 플랫폼 크림(KREAM) 서버가 일시적으로 마비될 정도의 관심 속에 전 제품이 당일 완판됐다. 흥행에 힘입어 5월 공개한 두 번째 컬렉션 역시 발매 당일 접속자가 몰리며 인기를 이어갔다.
삼성 라이온즈x코이세이오. 삼성 제공 삼성이 올해는 코이세이오와 손잡았다. 코이세이오는 모델 서지수가 브랜드 디렉터로 활동하는 브랜드로 1020세대에게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삼성은 지난 6월 코이세이오와 협업해 스커트와 헤어 스크런치 등 여성 소비자를 겨냥한 제품을 전면에 내세웠다.
삼성 마케팅 관계자는 "코이세이오는 젠지(Gen Z) 세대에서 인지도가 높은 패션 브랜드"라며 "특히 여성 팬층까지 타깃을 확대하기 위해 협업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온라인에서는 판매 시작 1분 만에 전 제품이 매진됐고, 가수 안지영이 공연에서 협업 제품을 착용하는 등 야구장을 찾는 여성 팬들의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 잡는 성과도 거뒀다"고 덧붙였다.
KIA 타이거즈도 패션 브랜드 아이앱 스튜디오(IAB)와 손잡고 어센틱 유니폼 공식 파트너십을 이어가고 있다. 유명 래퍼 빈지노가 설립한 브랜드인 아이앱 스튜디오는 2023년부터 KIA의 어센틱 용품을 후원하며 이벤트 유니폼과 컬래버레이션 상품을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었다.
삼성 라이온즈x코이세이오. 삼성 제공 이 같은 변화는 유니폼을 일상복처럼 소화하는 '블록코어' 트렌드와도 맞물려 있다. 디자인 완성도를 높인 협업 상품은 응원용품을 넘어 하나의 패션 아이템으로 소비된다. 구단들 역시 단순한 화제성을 넘어 실질적인 사업적 효과를 기대하며 패션 브랜드와의 협업을 확대하는 분위기다.
A 구단 마케팅 관계자는 "협업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실제 판매와 매출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며 "상품 완성도를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상품군을 다양화하고, 구단의 브랜드 가치도 함께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인지도가 높고 아이덴티티가 뚜렷한 브랜드와 협업하면 팬들은 구단의 위상이 높아졌다고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점도 협업을 추진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패션 브랜드와의 협업이 구단의 정체성과 상징성을 희석한다는 지적도 있다. 일부 팬들 사이에서는 "브랜드에 팀을 한 방울 떨어뜨린 느낌"이라는 반응이 나오기도 한다.
그럼에도 KBO리그 굿즈 시장의 방향성은 분명하다. 응원용품의 하나였던 굿즈가 패션과 콘텐츠를 아우르는 라이프스타일 상품으로 진화했다. 앞으로는 '힙한' 디자인뿐 아니라, 구단의 정체성을 함께 갖추는 것이 과제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