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삼성 라이온즈가 후반기 본격적인 승부수를 띄운다. 철저한 마운드 관리로 불펜진의 '3연투'를 배제했던 전반기와 달리, 후반기에는 총력전을 불사하겠다는 각오다.
후반기 시작에 앞서 만난 박진만 삼성 감독은 불펜 운용 전략의 궤도 수정을 예고했다. 박 감독은 "전반기에는 불펜 3연투가 없었고, 수술 후 복귀한 선수 역시 연투를 시키지 않았다"면서도 "하지만 후반기에는 이제 승부를 걸어야 한다. 3연투는 되도록 지양하겠지만 투구 수가 20~25개 안쪽일 경우 다음 날 경기 대기를 지시하는 등, 부상 복귀조들도 이제는 연투를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1위 수성을 위해 한층 타이트한 마운드 운용을 시사한 것이다.
후반기 필승조 밑그림도 뚜렷하다. 근육 손상(그레이드 1)으로 잠시 이탈한 최지광의 빈자리는 최근 컨디션이 좋은 김태훈이 우선적으로 채운다. 9회 마무리 투수 김재윤 앞을 책임질 7~8회 셋업맨 역할은 우완 이승현, 이승민, 김태훈이 상대 타순(좌타·우타 라인)에 맞춰 유기적으로 투입될 예정이다. 여기에 퓨처스리그 등판을 거쳐 1군 합류를 앞둔 신인 배찬승까지 가세하면 불펜 뎁스는 더욱 탄탄해진다. 필승조는 물론, 팀에 부족한 왼손 롱릴리프 역할도 맡을 수 있다.
전반기 삼성 불펜진은 탄탄했다. 리그에서 유일하게 3점대 평균자책점(3.78)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지켰다. 박 감독은 전반기 1위의 원동력으로 주저 없이 불펜진을 꼽았다. 박 감독은 "올 시즌 우승을 한다면 불펜 덕분에 우승했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불펜 투수들이 헌신해 줬다"며 "1점 차 승부에서 가장 많이 이길 수 있었던 것도 결국 불펜이 마운드 위에서의 압박감을 이겨낸 덕분"이라고 객관적인 평가를 내렸다. 삼성은 전반기 1점 차 승률이 0.696(16승7패)으로 리그에서 가장 높았다.
전반기 내내 철저한 '관리 야구'로 마운드의 체력을 비축해 둔 삼성이, 이제는 확실한 선두를 지키기 위한 '독한 야구'로 태세를 전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