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농구(WNBA) 무대를 누비는 박지현(26·LA 스팍스)이 미국 생활에 만족감을 드러내며 "다른 선수들에게 좋은 영향을 전해주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박지현은 11일 국내 취재진과의 화상 인터뷰를 통해 WNBA 여정과 대표팀 계획 등을 전했다.
박지현은 여자프로농구(WKBL) 아산 우리은행에서만 3차례 우승하며 특급 에이스로 활약해 온 선수다. 그는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한 2023~24시즌 뒤 해외 진출을 선언하며 커리어에 새 장을 열었고, 이후 뉴질랜드, 스페인 무대를 거쳐 올해 WNBA에 입성했다. 한국 선수가 WNBA 무대를 누빈 건 정선민(은퇴), 박지수(청주 KB) 이후 박지현이 3번째다. 벤치 멤버로 활약 중인 그는 11일까지 정규리그 평균 2.1점 1.2리바운드 0.4어시스트 0.4스틸을 기록 중이다. 지난 6일 미네소타 링스와 경기에선 13점을 넣어 한국인 여자 선수의 WNBA 한 경기 최다 득점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날 박지현은 "이제 합류한 지 2달 정도 지났다"며 "시즌 후반기인데, 동료들과 잘 지내면서 적응하고 있는 것 같다. 초반보다는 많이 적응했다"라고 말했다.
미국 생활에 대해선 짙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박지현은 "모든 게 다르다"고 운을 떼며 "경기장도 압도적으로 크고, 코트에 나설 때마다 '빅리그에 왔구나'라고 실감한다. 덕분에 더 집중하게 된다"고 했다. 또 "호주, 스페인에 갔을 땐 1부리그가 아니다 보니 운동 환경이 한국보다 좋다고 보기 어려웠다. 하지만 미국에선 온전히 농구에만 집중할 수 있다. 식단, 웨이트 프로그램, 개인 트레이너, 멘털 코치까지. 정말 성장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라고 강조했다.
박지현은 국내에서의 보장된 커리어를 접어두고 해외 진출을 선언해 '도전의 아이콘'으로 불린다. 공교롭게도 이후 강이슬, 이현중, 최준용, 송교창 등 남녀 농구대표팀 출신 선수들이 하나둘 해외 도전을 이어가는 추세다.
박지현은 "도전 자체가 시작이다. 나도 처음엔 그 시작이 어렵게 느껴졌다. 해외에 도전하는 선수들을 보면 응원해 주고 싶다"며 "나도 처음엔 힘들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많았지만, 도전하려는 이유를 잊지 않으려고 했다. 그 이유를 잊지 않고 포기하지 않는다면 과정에서 얻는 게 정말 많다"며 격려했다.
박지현이 바라는 건 화려한 커리어보다는 좋은 영향력이었다. 그는 "나는 그저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을 했다. 이렇게 해외 도전을 이어가면서, 주위 선수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며 "주위에서 나를 어떻게 봐주실진 모르겠다. 그렇지만 지금 이곳에서 더 성장해서, WNBA서 오래 뛰며 좋은 영향을 주는 사람이자 선수로 나아가고 싶다"고 했다.
농구 대표팀은 오는 9월 독일에서 열리는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에 이어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AG)으로 이어지는 중요 일정을 앞두고 있다. '해외파'이자 대표팀 에이스 박지현의 활약이 절실하다. 그는 월드컵 기간 대표팀에 합류할 수 있으나, AG는 소속팀 일정으로 출전하기 어렵다. 당장 이달 예정된 일본과 평가전에서도 결장한다.
박지현은 "월드컵 기간엔 휴식기가 있어 대표팀에 합류할 수 있지만, AG는 어려울 거 같다"면서 "더 책임감이 생겼다. 걱정되는 부분 중 하나는 이전과 달리 선수들과 합을 맞추는 시간이 적다는 점이다. 현 소속팀에서도 출전 시간이 적다. 그만큼 대표팀의 일원으로서 잘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을 잊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어 "비록 일본전에 나서지 못하지만, 꼭 경기를 지켜보겠다"며 "좋은 결과도 중요하지만, 그 멤버로 뛰는 게 처음이기 때문에 부상 없이 잘 마무리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편 이날 박지현의 매니지먼트사 에픽스포츠의 김병욱 대표는 "박지현 선수가 좋은 활약을 하고 있기 때문에 아시아 클럽, 유럽 클럽 등 여러 구단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면서 "결정을 내린 건 없다. 내부적으로 모든 오퍼를 검토하고 결정하게 될 거 같다. 말하고자 싶은 건, WNBA가 메인이기 때문에 여기에 지장이 없는 선에서 선택하겠다고 소통한 상태"라며 향후 거취에 대해 설명했다.
김우중 기자 ujkim50@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