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유니버설 픽쳐스·소니 픽쳐스 제공
‘오디세이’와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가 각각 200만, 6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쌍끌이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두 작품이 나란히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장악하면서 여름 극장가에도 모처럼 활기가 도는 모양새다.
11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영화 ‘오디세이’는 전날 25만 7601명을 추가하며 박스오피스 정상을 유지했다. 누적관객수는 213만 2422명이다. 같은 날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이하 ‘스파이더맨4’)는 17만 4592명이 찾으며 누적관객수 609만993명을 기록했다. 두 영화의 이날 매출액은 각각 28억 2782만원, 17억 7326만원으로, 전체 극장 매출의 91.4%에 달한다.
지난 5일 개봉한 ‘오디세이’는 트로이 전쟁을 끝낸 영웅 오디세우스(맷 데이먼)가 고향 이타카로 돌아가기까지의 여정을 그린다. ‘인터스텔라’, ‘덩케르크’, ‘오펜하이머’ 등을 연출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으로, 개봉 전부터 시네필들의 관심을 모았다. 실제 영화는 개봉 초반 놀란 감독에 대한 기대감과 내한 효과로 사전예매량 50만장을 돌파하며 화제몰이에 성공했다. 개봉 후에는 고전 서사인 ‘오디세이아’ 이야기에 놀란 감독 특유의 촘촘한 설계 등으로 호평받으며 안정적인 흥행 가도에 진입했다.
‘체험형’ 영화라는 점도 관람 열기를 끌어올렸다. 아이맥스 70mm 필름 카메라로 전편을 촬영한 ‘오디세이’는 거대한 자연과 전투, 신화적 공간을 구현한 압도적인 스케일과 미장센으로 빠르게 입소문을 탔다. 이야기를 보는 데 그치지 않고 오디세우스의 긴 여정을 함께 통과하는 듯한 극장 체험이 관객의 재관람과 특수관 수요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용산아이파크몰 아이맥스관, 이른바 ‘용아맥’의 인기는 광풍에 가깝다. 최근 개봉 3주차 예매가 오픈된 가운데, 조조부터 심야까지 회당 624석이 전석 매진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한때 중고거래 사이트에서는 티켓 한 장이 정상가의 5배에 달하는 1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오디세이’(왼쪽)와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스틸 / 사진=유니버설 픽쳐스·소니 픽쳐스 제공
‘스파이더맨4’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지난달 29일 개봉한 ‘스파이더맨4’는 ‘톰스파’(톰 홀랜드의 스파이더맨) 네 번째 시리즈로, 모두에게 잊힌 피터 파커(톰 홀랜드)가 자신의 정체를 기억하는 의문의 적과 마주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개봉 이튿날 100만, 5일째 2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는 13일차에 600만 고지까지 넘어섰다. 올해 개봉한 외화 가운데 가장 빠른 흥행 속도다.
‘스파이더맨4’는 모든 것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존재까지 포기했던 피터가 철저히 혼자가 된 상태에서 다시 스파이더맨으로 살아간다는 설정을 출발점이자 구심점으로 삼는다. 익숙한 영웅의 귀환에 머무르지 않은 변주로, ‘톰스파’의 다음 장을 열었다는 점에서 관객의 호응을 얻고 있다.
시리즈의 강점인 볼거리도 유효하다. 뉴욕을 배경으로 한 역동적인 액션과 한층 커진 전투 장면, 스파이더맨 특유의 웹 스윙을 활용한 시퀀스가 시각적 쾌감을 선사한다. 여기에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와 연결되는 새로운 설정이 더해지면서, 기존 마블 팬들과 독립적인 블록버스터를 즐기려는 관객을 동시에 끌어들이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에 국내 대형 멀티플렉스들도 예측 스코어를 상향 조정했다. 당초 ‘스파이더맨4’의 최종 스코어는 전편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누적관객수 755만명)을 웃도는 수준이었지만, 2주차 주말을 지나면서 900만선에서 최대 1000만명으로 전망되고 있다. ‘오디세이’ 역시 최종 관객이 600만~700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놀란 감독의 전작 ‘오펜하이머’(누적관객수 323만명)의 두 배를 넘는 수치다.
글로벌 흐름도 유사하다.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스파이더맨4’는 현재까지 전 세계 극장에서 16억 6509만달러(약 2조 353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 개봉작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버라이어티는 ‘스파이더맨4’가 글로벌 최고 흥행작인 ‘아바타’(29억달러)를 넘고 30억달러(약 4조 2441억원)를 돌파할 가능성까지 내다봤다. ‘오디세이’ 또한 11억 480만달러(약 1조 5614억원)의 극장 매출을 기록하며, 놀란 감독의 최고 흥행작(‘다크 나이트 라이즈’, 10억 8543달러)를 경신했다.
두 작품을 향한 뜨거운 반응은 향후 흥행 전망에도 긍정적인 신호로 읽힌다. 특히 단순한 개봉 초기 화제성을 넘어 실관람객들의 만족도가 높은 만큼 장기 흥행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오디세이’와 ‘스파이더맨4’는 11일 기준 로튼토마토 팝콘지수 97%, 98%를 각각 기록 중이며, CGV골든에그지수에서는 나란히 97%를 유지하는 등 높은 관객 만족도를 이어가고 있다.
서지명 CJ CGV 커뮤니케이션 팀장은 “역대급 더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스파이더맨4’, ‘오디세이’와 같은 ‘극장에서 꼭 봐야 할’ 영화들이 연이어 개봉하면서 관객이 몰리고 있다. 특히 두 작품 모두 스크린X, 아이맥스 등 특수관 선호도가 높다는 점에서도 고무적”이라며 “아직 8월 영업일도 절반 이상 남아있는 만큼 추가적인 관객 유입을 이어가며, 당초 기대했던 것보다 좋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