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위원회(KBO)의 행정 착오로 LG 트윈스 이적이 무산된 일본인 투수 오카다 아키타케(33·울산 웨일즈)를 둘러싼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오카다의 이적을 전제로 새 외국인 투수 영입을 추진했던 울산의 계획까지 차질을 빚게 됐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단순한 행정 착오를 넘어 "한국 야구에 대한 신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본지 취재 결과, 울산은 지난 10일 오카다의 LG 이적이 가능하다는 KBO의 회신을 전달받은 뒤, 신규 외국인 선수 영입을 물밑에서 준비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영입 대상으로는 일본 독립리그 격인 시코쿠 아일랜드 리그 플러스 소속 고치 파이팅독스의 오른손 투수 A가 물망에 올랐다. 울산은 김도형 운영팀장을 중심으로 A의 동향을 확인해왔다. 이 과정에서 울산의 관심이 고치 구단에 전달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동진 울산 단장은 "(A 선수에 대해) 금액을 얘기한 건 아니지만, 외국인 선수는 항상 준비하고 있다"고 에둘러 말했다.
울산 웨일즈 소속 일본인 투수 오카다의 투구 모습. 울산 제공
울산은 올해 창단한 퓨처스(2군)리그 전용 시민구단이다. 주로 1군에서 방출됐거나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한 선수들로 구성돼 있어 상대적으로 전력이 약한 편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대 6명까지 활용할 수 있는 외국인 선수는 팀 전력의 핵심이다. 세금으로 운영되는 시민구단인 만큼 재정 여건이 넉넉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외국인 선수 영입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고바야시 주이·나가 타이세이와 함께 울산 선발진을 이끈 오카다가 이적할 경우, 전력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곧바로 빈자리를 메울 대안을 준비하는 것은 울산으로선 당연한 수순이었다.
문제는 오카다의 LG 이적이 KBO의 행정 착오로 무산되면서 A 영입 역시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는 점이다. KBO는 울산과 LG가 오카다의 이적 가능 여부를 문의하는 과정에서 관련 규정과 규약을 잘못 적용했다. 울산은 오카다를 7월 31일까지 선수 양도해야 했지만, KBO는 이를 일반적인 외국인 선수 교체로 판단했다. 호주 출신 아시아쿼터 투수 라클란 웰스를 오카다로 교체하려 했던 LG는 KBO의 안내를 신뢰할 수밖에 없었다. 현행 규정상 아시아쿼터를 포함한 KBO리그 외국인 선수 교체 마감 시한은 8월 15일. 하지만 오카다의 이적이 무산되면서 상황이 꼬였다. 울산은 이미 오카다의 이적을 전제로 A 영입을 준비해 왔지만, 오카다가 팀에 잔류하게 되면서 신규 외국인 선수 영입을 예정대로 추진하기 어려워졌다.
울산 선수단과 이별 행사까지 치렀으나 팀에 다시 복귀해야 하는 상황에 몰린 오카다. 울산 제공
선수 영입을 위해 움직였던 구단의 계획이 KBO의 잘못된 판단으로 한순간에 틀어진 셈이다. 이제 사안을 수습하는 것은 일부 관계자들의 몫으로 남았다. 한 외국인 선수 관계자는 "(구단 입장에선) 피곤한 상황인 건 맞다. 한국에 관심 있는 일본 선수들도 기사를 대부분 돌려본다"며 "오카다 정도면 한국에 있는 일본인 투수 중 고참급이다. 거꾸로 한국의 고참 선수가 일본에서 이런 일에 휩싸였다고 생각해 보라. 'KBO에서 일을 이렇게 처리하나'라고 생각하지 않겠나"라고 되물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건 리그의 신뢰 문제"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