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개막식의 故전유성 추모영상 (사진=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조직위원회)
“고(故) 전유성 선생님이 만들어 주신 슬로건입니다. 부산 바다, 웃음바다!”
떠난 선대의 의지는 후대를 통해 갈고 닦이며 미래가 된다. 총대를 멘 집행위원장 개그맨 김준호의 개회 선언에선 K코미디가 나아갈 방향성이 엿보였다.
지난 21일 오후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제14회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이하 ‘부코페’)개막식 및 개막공연이 열렸다. 블루카펫 이벤트는 양상국이, 개막식은 지석진이 진행을 맡은 가운데 관객 1800여 명이 참석했다.
‘부코페’는 아시아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국제 코미디 축제다. 올해는 ‘레전드의 귀환’을 키워드로 내세우며 한국 코미디의 과거와 현재를 아우른다. 해외 코미디계의 관심도 높아져 지난해보다 2개국 확대된 10개국 52개팀이 참가했다.
이날 행사는 여느 해보다 코미디계의 돈독한 유대가 돋보였다. 코미디계 거성 전유성이 지난해 9월 별세한 뒤 처음 열리는 ‘부코페’이기 때문이다. 한국 코미디 성장에 일조한 이를 위한 ‘전유성 상’을 신설해 고인의 뜻을 기렸고, 박준형이 ‘전유성 상’ 첫회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이홍렬, 박준형 (사진=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조직위원회 제공) 단상에 오른 박준형은 “전유성 선배님이 살아계셨다면 ‘내가 살아있을 때 만들지 그랬냐’(했을 것)”고 성대모사를 해 박수를 이끌었다. 이어 “부코페’ 무대에서 여러분과 함께 웃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서 감사하다. 더욱 열심히 코미디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준형은 이번 축제에서 ‘갈갈이 개그콘서트: 레전드의 귀환’ 공연을 통해 심현섭, 박성호, 박영진 등 ‘개그콘서트’ 황금기 주역들과 뭉쳐 관객에게 향수를 안겼다. 대선배가 된 이들은 최근의 ‘개그콘서트’는 물론, 유튜브와 SOOP 등 뉴미디어를 무대로 넓혀 후배들과 미래로 향하고 있다. 박성호, 박준형, 박영진, 김정훈 (사진=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조직위원회 제공) 그런가 하면 22일 열린 ‘전유성 없는 전유성 쇼’ 공연은 그야말로 ‘세대 대통합’을 이뤄냈다. 이홍렬부터 김신영, 신봉선, 개그팀 졸탄(이재형, 한현민, 정진욱)까지 옴니버스 형식으로 개그 스타일을 아울렀다. 이들은 모두 전유성이 생전 이끌어줬던 후배들로, 고인에 대한 빚을 갚는 차원으로 출연료를 기부하기로 뜻을 모았다.
‘전유성 없는 전유성 쇼’ 이홍렬 (사진=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조직위원회 제공) ‘전유성 없는 전유성 쇼’ 신봉선, 김신영 (사진=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조직위원회 제공) 전유성이 후배들을 물심양면 지원했듯, ‘부코페’는 체계적인 코미디 인재 양성 사업도 추진 중이다. 2024년부터 부산 동서대학교와 연계해 코미디 아카데미를 개설, 이론과 실습을 아우른 교육을 진행 중이며 올해 수강생들은 ‘부코페’ 기간 중 ‘코미디 스트리트’ 무대에 오른다.
이를 전국구로 확대할 청사진도 있다. 이와 관련 김준호는 일간스포츠에 “과거엔 ‘폭소클럽’ 등 신인 후배들이 설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았으나 이제는 ‘개그콘서트’ 뿐이다. 코미디를 배울 수 있는 기회도 적다”며 “현재는 대학 연계 아카데미가 있으나, 이를 전국구로 확대해 연령대별 수강할 수 있는 기획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이렇듯 ‘부코페’는 축제를 넘어, 지속가능한 코미디 콘텐츠의 제작과 유통이 가능한 환경을 조성해 나갈 방침이다. 제14회 ‘부코페’는 오는 30일까지 부산 전역에서 다채로운 공연으로 관객과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