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변요한 / 사진=일간스포츠 DB
여름 극장가에 톰 홀랜드가 있었다면, 가을 극장가에는 변요한이 있다. 변요한이 한 달 간격으로 신작 ‘경주기행’과 ‘타짜: 벨제붑의 노래’를 나란히 선보인다. 복수를 당하는 자에서 복수를 행하는 자로 변주하며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증명한다.
◇‘경주기행’, 복수 ‘당하는’ 변요한
오는 26일 개봉하는 ‘경주기행’은 수학여행에서 돌아오지 못한 막내딸 경주를 위해 네 모녀가 직접 복수에 나서는 이야기를 그린다. 극중 변요한은 살인자 백상현을 연기했다. 피해자 유가족의 선처로 8년간 복역한 뒤 출소한 인물로, 자신에게 닥칠 복수를 예감하고 하루하루 불안에 떠는 캐릭터다.
검정 비닐을 뒤집어쓴 채 등장하는 변요한은 오롯이 거친 호흡과 미세한 몸짓으로 백상현의 불안과 공포를 쌓아간다. 캐릭터의 본색이 선명해지는 건 중반부 얼굴이 드러난 이후다. 번뜩이는 살기부터 거친 태도까지, 벼랑 끝에 몰린 인간의 비열함과 광기를 날것의 감정으로 밀어붙이며 극의 긴장감을 끌어올린다.
외적인 변화도 인상적이다. 변요한은 백상현의 거친 면모를 살리기 위해 더벅머리와 덥수룩한 수염, 거친 피부 표현을 적용하는가 하면, 치아 변색용 마우스피스까지 착용했다. 여기에 흔들리는 시선과 비틀린 듯한 걸음걸이를 더해 백상현의 불안정한 내면을 몸짓 하나하나에 담아냈다.
상대역으로 호흡한 이정은은 “변요한의 연기가 너무 무서워서 도망을 갔다. 그래서 다시 찍기도 했다”는 일화를 공개하며 “백상현은 도덕성 때문에 다소 불편해할 수 있는 역할이다. 근데 변요한은 매 장면 다른 감정을 뽑아내려 재촬영을 요청했고, 자유자재로 놀며 변주를 주더라. 변요한이었기에 이렇게 절대적인 밀도가 가능했다”고 극찬했다.
영화 ‘경주기행’(왼쪽)과 ‘타짜: 벨제붑의 노래’ 스틸 /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CJ ENM 제공◇‘타짜: 벨제붑의 노래’, 복수 ‘하는’ 변요한
내달 23일 개봉하는 ‘타짜: 벨제붑의 노래’는 한국을 대표하는 범죄 영화 ‘타짜’의 마지막 시리즈로, 온라인 카지노 사업으로 성공한 장태영이 자신의 모든 것을 빼앗은 절친과 글로벌 도박판에서 재회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변요한은 타고난 끗발과 직감으로 도박판을 장악한 장태영으로 극을 이끈다.
장태영은 절친 박태영(노재원)의 배신으로 승승장구하던 인생에 제동이 걸린 뒤 복수심을 품고 다시 도박판에 뛰어드는 인물로, 그간 변요한이 보여준 캐릭터 가운데 가장 거칠고 강한 에너지의 소유자다. 변요한은 성공과 추락, 복수로 이어지는 장태영의 굴곡진 삶을 관통하며 폭넓은 감정선을 그려낸다. 특히 승부사 특유의 냉정함과 날카로움을 세밀하게 표현하며 서사의 핵심 동력인 욕망과 복수심을 극대화한다.
‘도박꾼’으로서의 능력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준비도 이어졌다. 변요한은 베테랑 전문가들에게 손기술을 배우는 것은 물론, 심리전까지 연습하며 캐릭터의 설득력을 높였다. 그는 “촬영 전 원작 만화를 보면서 싱크로율을 맞췄고, 각색된 영화 대본과 원작의 공통점을 찾아 연기했다”며 “홀덤 손기술은 포커 전문가에게 배웠고 심리전 훈련도 했다”고 전했다.
함께한 후배들은 변요한의 연기와 캐릭터 소화력에 찬사를 보냈다. 임세미는 “변요한 선배와 장태영의 싱크로율은 200%”라고 평했고, 노재원은 “변요한 선배는 장태영 그 자체였다. 중요한 힌트도 선배에게 얻었다. 어느 순간 질투도 나면서 닮고 싶기도 하고 몰래몰래 따라 하기도 했다”며 존경심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