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제공
‘오디세이’의 흥행 열기에 발맞춰 특수관을 비롯한 스크린 운영을 적극적으로 확대했던 CGV가 ‘귀향: 언니야 이제 집에 가자’에는 고작 6개 상영관을 배정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CGV는 “배급사 측의 편성 요청이 늦었다”는 입장이지만, 타사와 동일한 조건에서 편성 논의가 이뤄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납득하기 어려운 처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배급사 커넥트픽쳐스에 따르면 ‘귀향: 언니야 이제 집에 가자’는 개봉일(8월 26일)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오전 9시 25분 1회 상영된다. 이외 인천(오후 10시 50분), 춘천(오전 10시 30분), 광주용봉(오후 3시), 울산진장(오후 1시 55분), 정관(오후 3시 10분)에서 각 1회씩 극장에 걸린다. 전국 174개 극장 중 단 6곳에서 상영되는 것으로, CGV 전체 상영관 대비 배정 비율은 3.4%에 불과하다.
이와 관련해 CGV 측은 일간스포츠에 “개봉이 며칠 남지 않은 상황에서 (배급사의) 편성 요청이 접수돼 이미 개봉 주차 편성이 상당 부분 완료된 상황이었다”며 “CGV는 개봉 일정, 관객 수요, 극장별 운영 여건, 전체 상영작의 편성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운영하고 있으며, 해당 작품에 대해서도 관객 수요와 극장별 운영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편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3.4%라는 상영관 배정률을 납득하기는 어려운 해명이다. 더욱이 같은 기간 편성 요청을 접수한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는 각각 18.1%, 7.3%의 배정 비율을 나타냈다. CGV보다 무려 2~5배 이상 높은 수치로, CGV의 논리대로라면 양사가 편성을 뒤늦게 처리한다는 말밖에 되지 않는다.
‘귀향: 언니야 이제 집에 가자’ 스틸 / 사진=커넥트픽쳐스 제공
배급사 측은 역시 7월 21일부터 8월 26일 개봉일을 명시한 보도 메일링을 극장 관계자와 언론에 배포했고, 8월 14일에는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개봉일을 명시한 기림의 날 특별시사회까지 진행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지속적으로 허위 사실을 주장할 경우 CGV와의 협의 과정 타임라인을 공개할 수도 있다”고 반박했다.
지난 20일 1차 배정회의에서 CGV가 “‘상업영화로서 인지도가 오르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과 관련해서도 반론을 제기했다. 배급사 측은 광주 상영회, 일본 오사카 특별상영회 3회, 국회 상영회,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특별시사회 등을 진행했으며, 일본 정식 개봉 추진과 국내외 언론 보도, 텀블벅 재개봉 캠페인 후원자 2980명 등도 구체적인 수요 지표로 제시했다.
더욱이 커넥트픽쳐스와 조정래 감독은 스크린 운영안을 통보 받은 직후 CGV 대표이사와 프로그램팀에 공문을 보내 상영관 및 시간대 재검토를 요청했지만, 이날 오후 12시까지 실질적인 배정 개선안을 확인하지 못했다. 이들은 공문을 통해 △상업영화로서 인지도 부족 판단 및 예매율 추이에 따른 추가 배정 재검토 △역사적·사회적 의미 및 관객 접근 기회 고려 등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급사 측은 “2016년의 358만 관객이 과거의 기록에만 머물지 않고, 10년 후에도 후원과 특별상영, 언론 보도와 단체관람 움직임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개봉주 배정에서 검토할 필요가 있는 구체적인 수요 지표”라며 “상업적 판단이 극장 편성의 중요한 기준이란 점은 이해하지만, 역사적·사회적 의미를 가진 영화에 최소한 관객이 선택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 역시 극장이 담당할 수 있는 사회적 역할”이라고 토로했다.
일각에서는 CGV가 관객 수요가 확인된 흥행작에는 적극적으로 스크린을 배정하면서, 정작 일부 작품에는 수요를 확인할 기회조차 충분히 제공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쓴소리가 나온다. 특히 ‘오디세이’와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등 흥행작에는 특수관을 포함해 관객 수요에 맞춰 상영 규모를 확대하고 있는 반면, ‘귀향: 언니야 이제 집에 가자’와 같은 소규모 영화에는 최소한의 기회마저 박탈하면서 관객의 선택권까지 제한한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극장 입장에서는 흥행 가능성과 관객 수요를 고려해 상영관을 배정할 수밖에 없지만, 개봉일부터 기회를 제한하면 작품의 실제 수요를 확인하기도 어렵다. 그렇게 악순환이 계속 되는 것”이라며 “특히 상영관 확보가 어려운 작품일수록 관객에게 선택받을 수 있는 최소한의 기회는 보장될 필요가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한편 ‘귀향: 언니야 이제 집에 가자’는 2016년 개봉해 358만명을 동원한 ‘귀향’의 확장판으로, 미공개 장면 6분이 추가된 버전이다. 같은 아픔을 겪어야 했던 아시아 여성의 이야기를 더해 희망 없는 현실 속에서도 서로를, 돌아갈 집을 생각하며 잡은 손을 놓지 않은 소녀들의 연대를 그린다.